"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합니다"

연령 발달에 맞는 교육 시행 강조
어머니 같은 마음의 교사 교육이 우선

해운대 달맞이 길에 있는 크라벨 놀이학교 백경선(本陀圓 법명 유인·58·부산교당)원장. 그는 바르고 정직한 어린이 양성을 위해 자연 속에서 느끼고 체험하는 교육을 23년째 시행해 왔다.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다 보니 동심을 읽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1991년 시부모님의 후원아래 남편(서동일 교도)이 건축 시공을 맡아 모서리나 각이 없는 원형시설의 파랑새유치원을 짓고 운영을 맡았습니다."

어린이교육기관 중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그는 교실마다 어린이 컴퓨터 설치는 물론 친환경 먹거리와 야외 체험 수업 등을 시행해 유치원을 열 당시 180명 정원에도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유치원으로 이끌었다. 전국의 유아교육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에 접목함은 물론 이화여대 유아교육 최고경영자과정, 대구대학 미술 심리치료까지 배움을 놓지 않았다. 그가 이끄는 유치원 친환경 수업은 시 지정 수업으로 선정돼 부산,경남의 450명 유아교육 교사들이 수업을 받기도 했다. "유아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무조건 잘 놀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잘 놀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준비를 잘 해줘야 하는데 김밥 집에 재료 없이 김밥을 말수 없듯이 교사는 풍부한 재료를 준비해 주고, 아이들이 김밥을 잘 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학부모는 긍정적으로 믿고 맡기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파랑새유치원을 경영하던 그는 8년 전 바다가 인접한 곳에 있는 건물을 구입하고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지하를 포함한 4층 단독 건물에는 아이들을 위한 넓은 잔디와 야외텃밭, 수영장, 강당이 갖춰져 있다. 그의 관리 아래 2, 3층은 크라벨 놀이학교로, 지상1층은 '해나 어린이집'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놀이학교와 어린이집 원아 95명에 정교사 26명, 조리사와 운전기사 7명 등이 근무한다. 인근에 고가의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가 100곳 이상 운영 되지만 이곳 역시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아이들의 부모 대다수가 전문직과 고소득자가 많은 환경에서 체험 위주의 교육과 친환경 음식재료, 어린이 전용 버스 운행 등 부모들이 마음 놓고 자녀를 맡기는 요건을 갖췄다.

교사는 늘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포근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유아교육에 있어 명령어와 지시어, 자신의 기분에 따른 언어 사용을 하지 않는 올바른 교사인지, 환경보다는 원장의 교육철학과 유아교육 전공자인지도 확인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혹 어머니들이 원에 전화를 해서 아이를 시간보다 더 봐달라고 부탁하거나 하원 장소를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일 경우 한 번은 사정을 봐주지만 다음에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갑작스런 상황이 생기면 아이들이 무척 당황하고 놀라기 때문입니다."

그는 해마다 신입생 교육을 통해 부모로서 지켜야 할 항목에 대해 설명을 하고 주의를 준다. 아이들 성격형성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부모로서 아이에게 갑작스런 상황을 절대로 만들지 말 것을 강조한다. 부모에게는 바뀐 상황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당사자인 아이는 친구와 다른 자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많이 불안해함은 물론 깊은 상처로 남는 일이다. 부모가 만약 급한 볼일이 있어 아이를 마중 나가지 못할 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다른 날에 가거나 아버지가 있을 때 갈 것을 권한다.

"작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부모를 보며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남과의 약속을 예사로 알고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모든 것이 따뜻하고 항상 안정감이 있어야 공부든 뭐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에게 설명해 줍니다."

운전면허증이 있듯 부모 자격이 있는 사람만 부모를 하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베이비시터도 아무나 하면 안 되는데 고소득자와 전문직 엄마들은 '그저 운에 맡긴다'고 하는 현실을 대하면 안타깝다는 것이다.

원장으로 교사 교육이 첫 번째라는 그는 CEO로 늘 교사 편에 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교사들이 근무할 때 되도록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유아교육에 대해 잘 몰랐던 시절도 있었지만 경험이 쌓이다보니 아이들의 문제 행동 원인이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도록 지도하고 싶습니다. 예쁘고 천사 같은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감사합니다. 다음 생에도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원가정으로 시집온 그는 결혼과 동시에 입교했다. 최대한의 시설 투자와 질 높은 교사까지 초빙했지만,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의 상황만 보고 그에게 불만을 전했을 때 서운한 마음이 많았던 그는 교당 법회를 통해 마음의 힘을 얻었다. 인농, 사람 농사가 가장 큰일이라고 격려한 지도 교무의 뜻에 따라 유치원 경영에도 정직하고 합리적인 교법을 접목해 발전을 이뤘다. 지난해까지 부산울산교구 여성회장 등을 역임하며 교단과 여성회 발전에 역량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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