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로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앙의 체를 잡지 못하고 몸만 왔다갔다 하다가 심홍진 교무와의 인연으로 교당의 단장과 부회장을 지내면서 너무 부족한 나를 발견했다.

학생회 출신임에도 자부심도 별로 없었고 신앙이 무엇인지 기도가 무엇인지 몰랐고, 가정에 일원상봉안도 하지않은 상황이었다. 원불교100년성업과 자신성업봉찬을 위해 무엇이든지 비전을 정해 보라는 교무의 지도하에 어설프게 비전문과 기도문을 만들었다.

그러자 점차 기도를 해가면서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고, 차차 마음의 안정이 얻어지며, 구체적인 기도문과 가족들의 염원을 담아 가정기도도 겸하면서 많은 결과물이 도출됐다. 특히 일원가족으로서 서로의 비전에 기도를 해주면서 신앙심이 깊어짐을 느꼈다. 400일 때는 좀 나태심이 나기도 했고 잘 안되는 부분에 퇴굴심이 나기도 했지만 교무와 문답감정을 통해 잘 극복했다. 기도시간과 기도장소, 기도내용을 적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423일째 기도일지 1권이 완성되어 교무에게 제출해 감정을 받기도 했다.

700일부터는 〈대산종사 법어〉 읽기 등 공부의 계획을 잡아 기도하고, 기도문 쓰기를 통해 하루를 시작했다. 점차 기도가 생활의 일부가 되고 국내·외 어디를 가든지 기도일지는 꼭 지참했으며, 장소가 어디가 되었던간에 하루를 시작할때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다.

800일 회향이 다가오자 기도문, 공부내용, 그날의 참회 반성도 적으면서 해보았더니 교화단 마음공부 책의 계문 작성에 재미가 붙었다. 그리고 문답감정이 더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900일에는 하루의 감사거리를 적으면서 기도 해 보니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생활실천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의문사항을 두고 성리공부도 하면서 조금씩 공부의 범위를 넓혀본다.

이글을 쓰는 오늘은 914일째다. 기도의 위력이 아니고서는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 둘째 딸의 개인비전이 의학전문대학원 합격이었는데 오늘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드디어 합격을 했다. 온 가족은 기도의 위력과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를 실감하면서 감사의 기도를 올리러 교당을 다녀왔다. 원불교100년성업을 위해 시작한 기도가 혼자 할때는 잘 안되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교당에서 교도들과 함께 릴레이 기도를 하면서 매일 법당에 염불이 끊이지 않았고, 기도문을 낭독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점점 공부가 진급되고 서로 은혜를 알아가는 도반들이 있어 경주교당과 함께하는 1500일 기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나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영원히 함께 할 계기와 습관이 된 원불교100년성업 기도에 늘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경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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