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현지인과 독서 모임 주도'

미국 서부 워싱턴주 북쪽에 원불교 북 클럽이 자생적으로 생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워싱턴교당에서 입교한 원수정(호적명 Sharon Murphy) 교도.

저술 작가인 그가 서부 위싱턴주에서 원불교 북 클럽을 만들게 된 이유는 거리상으로 동부에 있는 위싱턴교당을 다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미주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를 한 것과 연관이 있다. 그는 "원불교와 선 수행은 내 삶을 고통과 자해를 시도했던 모든 것에서부터 치유를 줬다"며 "수행이 내 삶에서 최우선 순위가 되면서 매일 매일의 일상이 기쁨과 감사심을 불러 일으켜 삶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교당과 인연이 깊었다. 교당과 선 공부와의 만남이 그의 인생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런 인연은 메릴랜드에서 서부 워싱턴주로 이사하면서도 계속됐다. 다만 그곳에는 교당이 없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그는 "은퇴한 여성들이 모여 사는 올림픽 산의 끝자락 센털은 디스커버리 해안이 보이는 평화로운 언덕에 위치해 있다"며 "이사를 하고 가장 크게 후회한 것은 워싱턴교당을 떠났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에 교당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원불교 북 클럽을 만들도록 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생에 큰 변화를 이끌어줬던 '원불교 교리(텍스트)'를 함께 공부할 친구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페미니스트적인 사고를 가진 여성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다. 그는 "원불교의 원리가 평등과, 하나 됨, 은혜의 실천(사람을 억누르는 돈과 성취의 개념을 벗어나서) 등이 페미니스트 이론의 원리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특히 남녀 평등의 원리가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우리 회원에 참가하는 몇몇은 자신들이 기성종교로부터 소외됐던 사람들이었는데, 원불교 북 클럽을 통해 영성을 공유했고,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안의 그룹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원불교의 가르침과 명상 실습을 공유하게 됐다고 말하는 그는 "회원들이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며 "이런 질문을 답하고자 원불교 북 클럽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간 뉴스레터에 초대장을 썼고, 처음 4명이 모여 시작해 지금은 7명까지 불어났다"며 "경산종법사의 번역본 〈허공의 달이 마음에 떠오르다〉가 첫 번째 주제였다. 이 책은 워싱턴교당 황상원 교무가 회원들을 위해 책을 보내줘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오전10시에 시작하는 원불교 북 클럽은 낭독과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회원들은 돌아가면서 낭독하고 누군가가 코멘트를 하거나 질문을 하는 방법으로 북 클럽을 운영한다"며 "1시간 30분의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지 모른다. 북 클럽이 계속되면서 '일원상서원문'이 회원들의 공통된 관심사가 됐다. 선과 불교에 대한 관심도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워싱턴교당에 다닐 때는 요가와 선방의 회원으로 어린이캠프 활동을 보조했고, 교당 교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영어 클래스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원수정 교도는 〈Disappearing Act〉의 저자로 어려서부터 글쓰기와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모친의 영향으로 예술가로 성장했다. 미국의 유명한 흑인시인 마야 안젤루의 전 며느리이기도 한 그는 5년 전 워싱턴교당에서 진행된 명상 워크숍에 참석하면서 교도가 됐다. 〈Disappearing Act〉은 그와 아들에 관련된 책으로 자전적인 전기다. 원 교도에게 전해 진 도서는 감로재단이 워싱턴교당에 지원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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