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육아가 여성들의 몫이라는 인식 문제

▲ 30대 여성들의 워킹맘은 일가족 양육 및 장기간 근로문화 단절의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1.7시간이다.
갈 길 먼 남녀고용과 임금평등 문제
한국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고용률 OECD 최하위
남녀 임금 격차 37.4%로 가장 심각

우리나라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이 OECD국가 최하위라는 결과가 나왔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일어난건지, 대책은 무엇인지 전문가와 의견을 나눠본다.

- 우리나라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이 OECD 국가 최하위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2013년 기준 OECD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61.2%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이슬란드로 87.9%로 나타났고,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는 85% 이상의 높은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 OECD 국가가 34개로 알고 있는데, 최하위라고 하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정확히 꼴찌는 아니지만 거의 최하위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 그렇다면 남성 고용률도 조사된 것이 있나?

그렇다. 같은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학력 남성의 고용률은 89.9%로 OECD 회원국 중 중상위권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고학력 남녀의 고용률 차이는 28.7%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차이는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OECD 국가 중 23개 국가는 남녀 고용률이 10% 미만이며, 우리나라와 같이 20% 이상 차이가 나는 국가는 일본을 포함해 두 나라 뿐이다.
▲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중 가장 크다.

- 상당한 차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여성의 대부분이 경험하는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큰 요인이다. 연령별 고용률을 보면 2013년 기준,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5세에서 29세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는 30대에서는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12%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 시기 이후에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함으로 인해 고용률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재진입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는 30대 여성들, 즉 워킹맘에 대한 국가적인 다양한 정책을 뉴스로 듣고 있다. 그런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의 이유는 무엇인가?

현 정부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고용률 70%라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확대하거나, 경력 단절 여성들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등의 다양한 일가족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여성 고용률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출산과 육아가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출산 이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환경 또한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시간 근로 문화도 그 중에 하나로, 워킹맘이 일가족 양육을 하기에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OECD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 41.7시간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편이다.

- 이러한 긴 노동시간은 그렇게 좋은 소식이 아닌 것 같다. 워킹맘들이 출산하랴, 양육하랴, 장시간 노동을 하랴, 너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이렇게 여성들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가면서 발생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최근 통계를 보면 대학입학률에 있어 여성이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이것은 여성 고급인력이 많이 배출되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더불어 여성이 국가 발전을 위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 중 20% 이상이 결혼 후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있고, 후에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한다고 해도 이전 직업과의 연계가 어려워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 임금문제를 이야기해보자. 남녀간의 임금차이가 심각하다고 하던데?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임금의 37.4% 적게 받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큰 차이며, 회원국 평균 임금 격차인 15.4%에 비하면 매우 큰 격차라고 볼 수 있다.

- 매우 큰 차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소개해준다면?

남녀 임금격차는 뉴질랜드가 6.2%로 가장 낮았고, 노르웨이, 벨기에, 그리스, 룩셈부르크 등 주로 유럽 국가에서 10% 미만의 낮은 격차를 보였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남녀 임금격차처럼 20%가 넘는 높은 국가는 일본, 에스토니아 등을 포함해도 다섯 개 국가에 불과하다.

- 우리가 뉴스를 전할 때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 결과는 그 동안의 그러한 뉴스들과는 많이 동떨어진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들의 대책이나 방안은 무엇인가?

임금격차가 나는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없는 환경이 가장 큰 문제다. 결혼 후 출산,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있고, 후에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한다고 해도 이전 직업과의 연계가 어려워, 임금 역시 단절을 겪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여성이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은 6주에서 8주로 늘리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다양한 양육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이 산업체 현장까지 잘 적용되어야만 향후 임금격차와 같은 문제가 크게 개선되리라 생각이 된다. 더불어 여성이 사회적 발전의 한 축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도 중요한 요인이다.

<자료 제공/ 원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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