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7세의 직장인으로 초보 아빠다. 아빠가 되기 전에는 '다른 사람보다 당연히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요즘은 나도 대한민국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랬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쩌면 평균 이하의 아빠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아이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아빠보다는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고 아빠를 보는 시간은 아침 출근하기 전 잠시 그리고 주말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아빠되는 마음을 챙기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상대적인 짧은 시간과는 무관하게 실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더 좋은 아빠 되기 운동의 실천 일일 유무념 점검표의 조목을 보니 그 내용을 실천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거나 "사랑해", "고마워" 등 말로 표현하며, 사소한 일이라도 칭찬하는 것 등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저녁시간 보다는 아침시간이 여유가 있다. 아이는 종종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엄마! 책 읽어줘" 하며 바쁜 엄마를 찾아간다. 그때 "아빠가 대신 읽어 줄게!"하고 말하자 처음에는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몇 번 반복되니 자연스럽게 책 읽어 주는 스킬과 대화도 늘고 가끔은 아이가 먼저 아빠에게 책을 가져 온다.

아빠가 육아에 성실히 동참한 가정의 아이는 학습능력 사회성이 더 발달하고 더 행복 하다고 한다. 그러나 초보아빠인 내가 고수아빠가 되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하고 여전히 배우고, 고치고, 실천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아이와 노는 법', '대화하는 법', 때론 '야단치는 법' 등, 하나씩 배우며 아이와 소통하면서 물론 육아 전문 서적이나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더 좋은 아빠되기 실천 유무념을 체크 하면서 실제로는 많은 것들이 '진실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을 표현하는 사소한 행동으로 가능 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이제 곧 둘째 예쁜 딸 아이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더 좋은 아빠되기'로 더욱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설레는 맘으로 우리 곁에 온 사랑스런 딸을 맞이하려한다.

<동수원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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