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못하는 4대강은, 유기성분과 부유물질이 침강되는 등 자연 순환과정으로써의 자정작용(Self purification of river water)을 약화시킨다. 비정상 호수생태계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부영양화 물질 축적으로 생태계 교란과 식수원의 오염 등 국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보의 수문을 열어 방류량을 대폭 늘림으로써 강물 유속을 늘리고 더 나아가서는 보를 해체하는 것과 아울러 강의 재자연화에 대한 검토를 조속히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강의 유속관련 저수 수위와 관련한 대표적 논란은 2014년 6월 4대강 작업을 거친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일대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대량 발견됨으로써 크게 일었다. 일각에서는 큰빗이끼벌레를 수질 오염의 증표로 보며 강의 오염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는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발표를 통해 4대강 일대 큰빗이끼벌레 창궐의 시작이 공사 이후가 아닌 1990년대부터라고 주장했다.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맹독성 물질을 함유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의 대량 증가에 따른 녹조의 심각성과 함께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서식은 그 자체로 심각할 뿐 아니라 이러한 서식 상태가 가을까지 이어지는 데에 있다.

큰빗이끼벌레(Pectinatella magnifica)는 피후강 빗이끼벌레과에 속하는 태형동물의 일종으로 동종의 여러 개체가 군집을 이루어 서식하는 형태로써 직경이 2~3m에 이르기도 한다. 1~3급수의 비교적 깨끗한 호수의 유출구나 유속이 느린 강에서 서식한다. 대개 사물에 부착해서 살지만 물에 떠다니며 사는 것도 있다.

강물이 보에 갇혀 유속이 줄어들면 남조류의 대량 번무 현상으로 녹조가 창궐하고 녹조 현상이 심화되면서 남조류를 먹이로 하는 큰빗이끼벌레가 늘어난 것이다.

낙동강에서의 오염원 유입과 관련, 하수종말처리장과 총인처리시설이 과거에 비해 확충되어 왔으며 강의 수온 또한 등락이 있기는 하지만 그 평균값은 거의 비슷한 상황인데 비하여 과거의 강 흐름 형태와 비교해 볼 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수량과 유속임을 알 수 있다. 낙동강의 수량은 4대강 사업 이전 대비 약 10배 늘었으나, 유속은 과거 초당 50센티미터 내지 1미터였던 것이 현재 초당 2센티미터에서 5센티미터로 대폭 감소된 것이다.

이렇게 4대강사업 이후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고 생물종 다양성이 위협받는 낙동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 낙동강 하류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와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부 낙동강청·대구청·낙동강물환경연구소, 대학 교수,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낙동강을 살리기 위해 11월 28일 창녕에서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는 '낙동강 녹조와 보 관리수위'라는 발제를 통해 "2012년 이후 녹조 발생 구간과 지속기간이 증가추세에 있고, 여러 종의 이끼벌레 출현으로 생태계에 큰 변화가 왔다"며 상수원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현상을 우려했다. 그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국토부, 수자원공사는 수문 개방이 불가하다고 하지만, 녹조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수자원 확보를 위한다면 수문을 굳이 닫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문을 열어 유속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오염의 심각성은, 최근 전국 주요 하천에서 검출된 수퍼박테리아가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써 의약 물질이 '약(藥)이 아닌 독(毒)'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현실에도 집중할 때이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항생제 사용량 자체가 많아진 데다가 감기에까지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료계의 항생제 남용의 관행과, 가축 등의 집단 사육에서 항생제를 대량 사용해 온 결과로서의 부메랑을 맞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동물에게 쓰인 항생제가 배설 등으로 배출되고, 의약품 제조업체의 폐수 등이 강으로 유입되면서 강물 속 세균들이 다제내성을 갖게 되어 강 오염으로 인한 국민 건강권이 심각한 훼손 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4대강 보의 수문 개방과 함께 강의 재자연화 목표를 향해 온 국민이 집중할 때이다.

국민 건강을 위한 최우선의 대책으로써 보 해체에 대한 범국민적 담론 형성에 정부 또한 전향적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

<대구교당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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