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3포 세대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지? 4포, 5포 세대라는 신조어도 있다. 무슨 뜻일까? 이미 짐작하겠지만, 3포 세대는 3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뜻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이고, 여기에 친구와 집을 넣으면 4포와 5포 세대가 된다. 우리 청년들의 아픈 자화상을 보여주는 말들이다.

놀라운 것은 자신을 3포 세대라 스스로 규정하는 청년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인데, 최근 조사에 의하면 그 비율이 70%에 이르며 해마다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아래 세대인 지금의 10대 청소년들이다. 그들은 이전의 20대와 30대와 사뭇 다른 현상을 보여준다. 22.6%의 청소년이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청소년의 6명 중의 1명이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면 부패를 저지르고 감옥에 갈 수 있다'라고 대답했으며, 25%의 청소년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뇌물을 쓰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현주소다.
또한 청소년의 도덕성과 인성의 추락은 비단 이러한 통계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다. 왕따와 학교폭력은 물론이고, 게임중독이나 휴대폰 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과 청소년의 범죄율 또한 날로 증가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과 교육 행정가들은 저마다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지만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의 근원과 해결책은 다름 아닌 원불교에서 100여 년 전에 이미 제시했다. 바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가 그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원불교의 교법은 작금의 물질만능주의의 확산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침투로 인한 폐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 즉, 정신개벽을 이미 찾았던 것이다.

'100년성업 교화대불공'의 핵심도 '정신개벽'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육적 의미에서 풀이하자면 '21세기의 정신개벽을 이끌어 갈 공도자 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원불교의 청소년 교화의 목적은 단순히 교도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정신개벽의 씨종자를 심고 이를 통해 세상의 공도자가 될 소양과 능력과 정신의 힘을 갖춘 학생들을 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소년(청년)교화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올린다. 첫째, 정신개벽의 중요성과 가치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물질개벽 시대에 거꾸로 가는 청년들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정신개벽의 교육적 가치의 실현은 거꾸로 가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돈과 안정적인 미래만을 목표로 두고 시험과 줄서기에만 몰두하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둘째, 참여와 소통과 네트워크를 이뤄낼 수 있는 일꾼을 길러야 한다. 21세기는 전지구적인 문명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한울안 한이치에 한집안 한권속이 한일터 한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는 삼동윤리는 구호가 아니라 시대적 소명이 된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 교화의 방향은 참여와 소통과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체적인 교법의 활성화이며, 교당 안의 마음공부에서 벗어나 지역과 사회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실천적 마음공부이며, 세상의 일에 적극 참여하고 세상의 주인이 되는 마음공부여야 할 것이다. 즉, 한울안 한이치로 한집안 한권속으로 알고 일원세계 건설하는 비전과 꿈을 가진 공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의 활성화가 우리 원불교 청소년교화의 목적이 돼야 할 것이다.

셋째, 교당은 지역 활동의 중심이며 허브 역할이 요구된다. 각 지역의 교당마다 특화된 강점을 가진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네트워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하며, 교당을 통해 활성화돼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청년들을 위한 일터가 되고 청소년들의 만남과 소통의 장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지역에서 활동하고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양성하는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교당의 모습으로 탈바꿈될 때 청년과 청소년교화의 비전이 좀 더 구체화될 수 있으며 '100년성업 이후'의 교화대불공의 새로운 비전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말뿐인 공(空)도자 양성에서, 지역에서 세상을 꿈꾸는 실질적인 공(公)도자 양성의 꿈이 다시 이루어질 것이다.

<금산 간디학교 교장 / 금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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