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자 여쭙기를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 하였사오니 견성만 하면 곧 성불이 되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근기에 따라 견성하는 즉시로 성불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는 드문 일이요 대개는 견성하는 공보다 성불에 이르는 공이 더 드나니라. 그러나, 과거에는 인지가 어두운 고로 견성만 하면 곧 도인이라 하였지마는 돌아오는 세상에는 견성만으로는 도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며 거개의 수도인들이 견성만은 일찍이 가정에서 쉽게 마치고 성불을 하기 위하여 큰 스승을 찾아 다니며 공을 들이리라."

일요일 법회를 마치고 대체적인 교당 일들을 마무리하고 보니 오후 5시다. TV를 켜니 K팝스타 시즌4가 한참 진행 중이다. 출연자중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가 더 마음에 다가온다. 한결같이 실력들이 출중한 가운데 서로 겨루는 것을 본다는 것이 시청자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미래의 세상에 많은 수도인이 견성정도는 일찍 마치고 큰 스승을 찾는다는 것이 기본을 갖추고 프로가 되려는 원력이 뭉쳐야 가능하므로 조만간 마음공부가 K팝만큼 인기가 있어지는 세상이 될 것 같다.

견성을 한다는 것은 진공묘유를 안다는 것이다. 진공이란 우리의 본래 마음이 텅 비었다는 것인데 텅 비었다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상태, 또 하나는 텅 비었는데 신통하게도 뭔가를 능히 나타내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상태다.

진공이란 아무런 조화도 나 툴 수 없는 빈 상태가 아니고, 비었는데 소소영령한 영지의 광명이 꽉 차있는 텅 빈 경지이다. 그 밝고 밝은 영지의 광명과 작용을 묘유라 이름한다.

대종사께서는 〈정전〉 정신수양에서 '정신이라 함은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라고 밝혔다. 또한 분별성이란 좋아하고 싫어하고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들이 잠시잠시 일어나는 것이라면, 주착심은 분별성이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정산종사께서 밝혔다.

그러므로 묘유를 표준삼는다는 것은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를 알고 경계를 당해 그 마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대종사께서 이렇게 자세하게 밝혀주셨기에 사실 모든 교도는 견성자요 성품을 손에 쥐고 성불의 대열에 들어선 사람들이다. 또한 정신이란 영지의 다른 표현이며 묘유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러므로 견성한다는 것은 겨우 진공묘유를 아는 것에 불과하다. 양성 솔성을 한다는 것은 진공묘유가 되어버리는 과정이다.

그래서 대산종사께서 출가위도 진공묘유가 되는 것은 힘들다고 하셨다. 여래위라야 진공묘유가 된다고 하셨으니 견성하는 공보다 성불에 이르는 공이 얼마나 커야 하는지 짐작 할만하다.

더구나 돌아오는 세상에는 견성만으로는 도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 하시니 무시선과 사중보은의 교법 실천 없이는 세상에 행세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기흥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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