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100년, 위대한 기적의 역사

▲ 이선종 교무와 조세웅 교도가 선후진의 아름다운 법향으로 원불교 100년의 희망을 담론했다.
우리는 소태산대종사가 선택한 공들인 제자
원불교 2세기, 실력 갖추고 대보은으로 매진

눈발 짙은 은덕문화원. 서슬퍼런 젊은이의 눈빛을 차 한잔의 여유로 다독이는 원성(圓成)한 교무의 심법. 원불교 100년을 맞이하는 선후진의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터득케 했다. 12월14일, 은덕문화원 이선종 원장(이하 이)과 카이스트(KAIST) 원불교교우회 조세웅 회장(이하 조)은 '원불교 2세기, 그 새로운 길'에 대한 희망을 논했다.

'성스러운 미래를 향하여'

조-평소 활동하는 모습을 언론으로 보다가 이렇게 직접 인사하고 대화를 할 기회가 생겨 큰 영광이다. 부족하기 이를데 없는 짧은 생각들이지만 교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민해봤다. 먼저 원불교 100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 경산종법사는 '성스러운 미래를 향하여'란 신년법문을 밝혔다. 교단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전무출신으로서 그 소감을 듣고 싶다.

이-해마다 새해에는 교단의 주법인 종법사께서 신년법문을 내려주신다. 신년법문은 오늘의 시대를 통찰하고 이 시대의 문제를 풀어갈 지혜의 법문이기에 우리 모두가 표준삼고 실천해가야 할 지표이다. 특히 원기 100년을 맞이해 주신 법문이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지난 일을 거울삼아,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희망차게'라 한 말씀이 새날을 새마음으로 맞이할 것을 서원케 한다.

전무출신 정신이 원불교 100년의 동력

조-교단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성장,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의 핵심은 무엇일까.

이-원불교 100년은 위대한 기적의 역사다. 소태산대종사는 가장 어려운 시대, 고난의 땅을 선택해오셨다. 스스로 대각하시고 숙겁의 불연들과 새 회상 창립의 기초를 다지셨다. 먼저 어려움 속에서도 공동체 생활을 통해 저축조합, 방언공사, 법인성사의 정신적 작업을 마치고, 교법제정, 제도마련, 인재양성 등 대종사의 포부와 경륜을 받들어 교단 초석을 다져왔다.

우리 구성원 모두가 법열에 찬 신성과 부처를 이루려는 간절한 서원과 도덕사업으로 이 세상을 구원하려는 사무친 목표의식이 있었기에 교단 창립의 역사를 이끌어 왔고 전무출신 정신을 생활 속에서 증명해 냈다.

이것이 교단의 성장동력이요, 우리 모두가 지키고 계승해야할 정신적 유산이다.

지금 우리에게 전무출신의 근본정신인 '무아봉공'과 '공동체 삶'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가? 교단 창립 역사의 맥박은 제대로 뛰고 있는가? 정신 차려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채찍질 해야 할 때이다.

인간성·공동체·지구촌 환경회복 운동

조-지난 100년은 기초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100년에 우리가 지향해야할 시대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새로운 2세기에는 교문을 활짝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가 교법을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후천개벽시대, 세상을 구원할 정신운동의 선구적 역할을 해내야 한다. 21세기 인류문명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진리가 보낸 구세성자의 지혜와 자비의 품으로 근본적 치유를 해야 한다. 이를 원불교 교법으로 생각해보겠다.

첫째 인간성 회복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개개인의 존재가치, 존엄성을 회복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달아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내가 나답게 주인으로 살 때 행복해진다. 현대인에게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본래의 나를 회복하도록 힘써야 한다.

둘째 공동체 회복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서로의 관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은혜의 존재이다. 지금 세계는 강과 약의 대립과 갈등으로 전쟁과 살생이 그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가족공동체 뿐만 아니라 마을·사회·민족·인류공동체가 해체되고 표류하고 있다. 나눔과 배려, 더불어 함께 사는 길은 사요실천에 있다. 자력양성으로 인권평등, 지자본위로 지식평등, 타자녀 교육으로 교육평등, 공도자 숭배로 생활평등을 이뤄 세상을 골라야 한다.

셋째 지구촌 환경 회복이다. 지구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요 은혜의 보고이며, 보은의 터전이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는 균형과 조화가 깨져 지구온난화, 자원고갈, 식량위기, 자연재해, 각종 바이러스 전염병, 핵 방사능, 환경오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간 본위의 사고와 행동에서 우주생명 본위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지구생태를 근원적으로 고민해야할 때이다. 문명사적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생명을 살리는 길은 '사은' 사상이다.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근원적 은혜를 자각하여, 보은하는 길이 인류 행복과 평화로 가는 공생공영의 첩경이다.

청년들이여, 소태산의 후예가 되자

조-이 시대에 사는 청년들의 고민이 깊어져가고 있다. 그들이 희망을 가지려면.

이-청년은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다.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 글로벌인재이기 때문이다.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고 경험이 부족하여 자신감이 없고 불안하지만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라. '나'라는 존재는 우주적 존재이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존재이다. 왜냐하면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청년기는 안으로 인격을 다듬고, 밖으로 새 시대를 살아갈 실력을 갖추어 나의 지혜와 에너지를 보은의 일터에 써야한다. 실력이 견고한 배는 세찬 파도가 두렵지 않다.

대종사께서 예측한 미래는 국운이 크게 열리고 세상이 밝아지는 시대이다. 후천개벽의 새 시대, 미래의 주역으로 '나는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자. 세상과 인류를 위해 보은의 일꾼으로 살 수 있도록 값있게 시간을 써야 한다. 절제와 인고 속에서 자랑스럽고 멋진 삶을 준비하는 대종사의 제자가 되고 우리들의 후예가 되어 달라.

소통이 2세기를 열어가는 최대 화두

조-사회적 이슈 중 소통에 관한 지혜를 듣고 싶다. 소통, 어떻게 해야 하나.

이-지금 곳곳이 소통이 안 된다고 한다. 교단도 예외는 아니다. 소통이 안 되면 조직이 경직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지 못한다. 오늘의 사회는 투명사회이고 서로 관심을 갖고 힘을 합해야 지혜와 에너지가 커진다. 사실 소태산대종사는 소통의 성자다. 마음의 문을 내가 먼저 열자. 만나야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며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어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변화가 없으면 성장도 발전도 없다. 자기 안에 갇혀 산다면 공인으로서도 문제가 있지만 조직의 발전에도 저해가 된다. 전반적으로 한국사회에 소통의 메커니즘이 부족하다. 그래서 불평 불만도 적지 않다. 소통의 명수가 되자. 당신의 마음은 커지고, 당신이 하는 일도 성공할 것이다.

이 땅은 대종사가 공들인 땅, 평화 진원지

조-마지막으로 다종교, 다문화 시대에 재가 출가교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내용은.

이-20세기는 서양문명이 전 세계를 지배했다. 천주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전 세계 수많은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써 기여해 왔고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21세기 세계사의 흐름이 동양으로 이동함으로써 동양사상이 부각되고 있다.

그 핵심은 '유불선'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원불교는 유불선 사상과 원융회통하는 인류보편의 종교이다. 우리는 이 교법으로 마음을 정화하고 세상을 바르게 살려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과 인류평화를 이 땅에서 이뤄내야 한다. 주세불 대종사의 일원주의 사상과 정산종사의 삼동윤리가 그 핵심이다. 한국은 아껴놓은 동방의 새 불토, 주세불 대종사께서 공들여 놓은 땅, 평화의 진원지다. 우리 대종사는 어떠한 성자인지, 왜 이 땅에 오셨는지, 원불교는 어떠한 종교인지, 나는 어떠한 역할과 사명이 있는지를 자각해야 한다. 원불교 2세기, 대종사께서 선택한 제자로서 이 교법으로 실력을 갖추고 거듭나서 지구라는 큰 무대에서 대보은의 활동을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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