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숨결 〈정전〉

인간세상은 영혼과 육신 아울러
육신이란 수행 도구, 영적 성장하는데 활용해야


'생로병사의 이치가 춘하추동과 같이 되는 줄을 알며'

사람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세월과 더불어 나이가 들어가며 병이 생기다가 이윽고 죽는다. 이런 이치는 봄이 되면 여름과 가을을 거쳐 겨울에 이르렀다가 다시 봄이 오듯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 삶을 살게 된다. 한 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만큼 생명에 애걸복걸할 게 못된다. 늙어갈 때면 죽어가는 게 자연의 이치이고 또한 다시 태어나는 것도 자연의 이치다. 이것을 알면 죽어서 다시 태어날 때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살아있을 때 지혜롭게 준비한다.

그런데 다시 태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죽으면 대략 여섯 가지의 길로 떠난다. 이 길이 육도(六途)라는 천상·인간·수라·아귀·축생·지옥이다. 인간과 축생은 사람의 눈으로 보아왔기에 쉽게 이해되지만 그 외의 길은 영적인 세상이라 일반적인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어서 이해가 쉽지 않다. 이 영적인 세상은 살아가며 빙의가 된 사람이나 무당을 통해서 알게 되고 또는 수행자의 이야기나 문헌으로 어림잡을 수밖에 없다.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으면 여러 이야기를 듣고 공통점을 새겨 보는 것이 좋으나 정 궁금하면 자신이 직접 수행을 통해서 아는 것도 괜찮다.

천상은 육도 가운데 영혼으로 존재하는 최상위의 세상이다. 하지만 이 천상에서도 수준에 따라 천층만층으로 나뉘어 존재한다. 특성이라면 삶의 고통은 없으나 수준이 낮으면 그 위로는 올라갈 엄두도 못낸다. 천상에서 영적인 수준을 높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 아우른 세상이다. 육신이란 불편한 몸뚱이가 있어 고와 낙이 아우르지만 영적으로도 많이 부족하여 고와 낙이 아우른다. 그러나 시간의 밀도가 높고 육신이란 수행의 도구가 있어서 수행으로 영적인 수준을 높여가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 천상과 100배에 가까운 차이가 날 정도다. 인간 세상은 천상에서도 수행하기 위해서 오는 곳이지만 여행을 삼거나 인간의 삶을 좀 더 낫게 설정하기 위해 오는 곳이라 영적으로 상당히 높은 영혼이 존재하기도 한다. 수라와 아귀도 영혼의 세상이다. 수라는 영혼이 맑으나 가볍고 산만하고 아귀는 욕심이 많은 영혼이라 탁하고 힘이 세다. 축생은 모든 동물을 일컫는다. 축생의 몸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 기능이 워낙 떨어져서 철학적이고 창의적인 사유를 할 수 없다. 즉 깨달을 수 없는 혼으로 분류된다. 동물이 되었다가 인간이 되려면 수천 수만 생이 걸려서 될 수 있으니 혹여라도 죽어서 축생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지옥은 시기 질투 파괴 죄의식 원망 등의 생각으로 자신에게 갖힌 영혼 또는 땅 속 축생을 일컫는다. 이 가운데 죽어서 갈 만한 곳은 천상과 인간뿐이다.

<성주삼동연수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