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 24년째다. 교사라는 천직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살려 청출어람(靑出於藍)으로 이끌어 주는 일이 가장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공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고, 사회에 대한 책무를 청소년 육성에 두고 교직을 수행해 왔다.

1991년 교사로 처음 부임하면서 타 연맹 소속의 스카우트 지도자로 생활해 오다가, 1999년 원창학원으로 교직을 옮기면서 원불교스카우트 활동에 자연스레 합류하게 됐다. 2009년에 원무를 지원하여 원불교스카우트를 무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거기에는 연맹장인 김덕영 교무의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스카우트활동으로써 청소년교화를 일궈 내고자 한 순일한 정성과 청소년 전문 재가지도자 양성에 대한 끊임없는 염원이 나를 감화시킨 것이다. 나 또한 평소 청소년교화에 많은 애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원불교스카우트는 1961년 황온순 종사의 한국보육원에서의 스카우트 활동이 근간이 된다. 이후 1975년에 원불교는 박장식 종사의 연원으로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종교장 승인을 얻게 된다. 그 후 김덕영 교무를 중심으로 1991년 강원도 고성 세계잼버리 참가를 기점으로 한 번도 쉬지 않고 세계잼버리 및 각종 스카우트 활동에 원불교 지구연합회 자격으로 참여해 왔다.

원불교 종교관을 운영하면서 일원의 법음을 전 세계 스카우트지도자와 청소년들에게 심혈을 기울여 전파한 공이 인정되어, 2007년에는 마침내 원불교스카우트가 연맹으로 공식 승인받게 되었다. 현재 특수연맹으로는 가톨릭연맹(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탄생된 격이다. 연맹으로의 승격은 그간 타 연맹에 의뢰해 오던 중급과 상급 지도자 훈련과정과 국내·외 청소년들의 스카우트 활동프로그램들을 우리 교법에 맞춰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청소년교화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틀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제 규모의 스카우트 행사에는 종교 체험을 위한 종교타운이 운영된다. 이러한 종교 타운에서는 이웃종교 간 배려와 협력이 이루어져 일찍이 UR(종교연합)정신이 실천되고 있다. 2007년 영국 하이랜드 파크에서 열린 100주년 세계 잼버리 행사에 진행요원으로 참여한 나는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 매일 아침 종교관 문을 열기도 전에 선방을 찾는 서양의 스카우트 청년들을 보며,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에 대한 호기심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순식간에 모여든 청년들로 인해 종교관 밖 풀밭에까지 자리를 펼치고 앉아 선을 진행했다. 그때 대산종사님의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란 법문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보았다. 벅찬 감동과 함께 세계 교화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스카우트는 대원과 지도자에게 세 가지 선서 의무가 있다. 종교와 국가에 대한 의무, 타인을 위한 봉사의 의무, 스카우트 대원으로서 실천해야 할 12가지 규율 준수에 대한 의무이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한 건전하고 유능한 사회인이 된다는 철학 아래 1인 1종교 갖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스카우트 행사마다 종교관을 운영하여 청소년들에게 안내할 수 있는 부스운영으로 이어진다. 앞으로도 원불교스카우스연맹은 이러한 국제행사마다 '원불교 종교관'을 운영하며 우리의 교법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원광여자고등학교 원불교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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