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대불공

전국을 순회하는 순교감 생활 중 행복했던 순간도 많았다. 53세를 기점으로 견성 전과 후로 내 인생의 전환점을 찍었다. 53세 이전은 보통의 행복이라 칭한다면 이후는 참으로 내 인생을 찾은 행복감으로 충만된 생활이었다. 어느 날 대종사성탑을 참배하고 십상을 관람하는 순간 '대종사님의 고행하신 모습이 나를 위해 고행하셨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십상전체가 모두 나를 위해 하신 것으로 느껴지면서 뜨거운 가슴을 주체하기 힘든 체험을 했다. 당시 나는 몹시 기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바로'나'라고 느꼈다.

우리는 견성 전에는 내 마음에 아무리 공부심을 들이대도 후회와 참회, 반성만 하지 공부의 진전이 미미하다. 하지만 견성 후에는 진전이 확실하게 나타나고 허공법계가 내 집이요, 만물이 모두 진리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러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무서운 위력을 가진 진리부처님으로 보여 차별심이 없어진다. 그리고 공경심과 경외심 등 불공하는 마음이 이어진다. 법문에 '처처불상임을 아는 것이 견성이요, 사사불공이 솔성'이라 한 말씀을 마음깊이 공감하게 된다. 내 경험에 의하면 마음공부 수행공부는 견성해야 참공부가 되고, 그 진도도 빠르다. 마치 견성 전 공부는 봉사가 길을 가는 것과 같고, 견성 후 공부는 눈을 뜨고 길을 가는 것과 같아서 배움의 수행이 아닌 깨침의 수행이 절실하다.

나는 51세~53세에 요양원 생활을 했다. 당시 성리연마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세한 내용을 〈견성에 이르는 길〉로 묶어서 발행했다.

나는 성리를 터득, 초견성을 확신했을 때의 기쁨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요, 견성 후의 내 인생의 변화 즉 오후수(悟後修)의 진화과정은 진리의 위력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절실히 느끼는 것은 '우주가 나를 위해 있는 내 집이구나. 세상의 모든 것이 내 세상이구나. 세상만사가 다 진리로 짜여있는 진리덩치이구나' 싶어 행복 100%이다. 그래서 하루에 '감사합니다'를 1000번씩 하기로 하고 실천하고 있다. 사사건건에 '감사합니다' 라는 주문이 일상화되고 있다.

감각감상으로 얻어진 쉬운 성리연마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산종사는 "낚시 바늘이 굽어야 고기를 낚을 수 있듯이 의심이 걸려 빠져나올 수 없도록 딱 걸려야 도를 낚을 수 있다"고 밝혀주셨다. 우리는 만물을 볼 때 의심을 걸고 봐야 한다. 그러기로 하면 신비스럽게 보고, '신기하네, 기적이네'하고 느끼면서 보아야 한다.

성리연마할 때의 주의사항은 우주대자연 삼라만상이 바로 진리, 성리연마의 마장은 사량 사유 사고 사변이다. 그러니 이렇게 저렇게 꿰맞춰 보고 따져보려고 말고 열심히 사고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아는 것을 배제하고 상식을 배제해야 한다.

또 깨닫기를 조급하게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성리연마는 연마 자체가 지혜단련이기 때문이다. 견성을 하였다 해도 성리연마는 계속되어야 한다. 진리의 소식을 얻은 수행담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어느 날 총부 법회에서 법신불 전에 합장하고 정중히 절을 하는데 갑자기 불단의 일원상이 말을 하는 듯 했다. "내가 진리가 아니다. 나는 가짜요 진리의 상징이다. 진짜 진리부처님은 너의 앞에, 옆에, 뒤에 있는 모든 분이 진짜 진리부처님이니 나에게 합장하고 공경심으로 절할 것이 아니라 모든 산부처(生佛)에게 공경심을 갖고 절하며 받들어라."

나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며 '법신불 산부처님이시여' 하고 간절히 절하고 앉았다. 한번 그러한 경험을 하고 나니, 총부 법회 때마다 그 경험이 재현되어 항상 그런 심정으로 참석하고 법회에 임하고 있다. 견성 후에 오는 감각감상은 나를 키우고 살찌우는 영양제가 된다. 그래서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내면 세계의 성장 진화의 희열 속에 행복이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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