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환경이 원만하고 온전한 마음 길러
둥근 세상,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어느 날 도심의 빌딩숲을 올려다보다 현기증을 느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 콘크리트 네모상자를 들여다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갇혀있다고 느껴지는 건 지나친 생각일까! 근래 들어 늘어만 가는 씽크홀에 사람들은 길을 가다가도 어디에 빠지게 될지 몰라 불안해하고, 관계자들은 땅속 지도 그리느라 바쁘다. 어떤 외국인은 한국의 네모나고 각진 빌딩에 얼굴이 베일까 봐 무섭다는 표현을 했다.

한국의 네모난 아파트문화가 수 십년간 지속되어 마음에 모가 나서 사회통합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을 하는 학자도 있다. 예전 시골생활은 둥근 산, 둥근 달을 보며 둥근 초가지붕 아래 논두렁길도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1970년대 새마을 운동으로 지붕개량사업이 시작되면서 둥근 초가지붕을 각진 세모, 네모 등의 지붕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둥근 타원형에서 각지고 모난 사각형으로 주거지 겉모습이 바뀌어가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용서와 화합이 없어지고 반목과 갈등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현재 서구 일부 나라에서는 사회통합을 위해 타원형 건축물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건축기법 발달로 원형, 타원형 등 다양한 모형의 건물을 짓는 게 가능해졌다고 한다. 둥근 모형 속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로 통하기 때문에 서로 화합하고 원만해지며 여유가 있어진다는 견해를 내놓은 심리분석가도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다. 모나면 사람들이 포근함이 없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길 꺼려하고 서로가 헐뜯게 되며 모난 사람들끼리는 서로 반목한다.

뾰족하거나 네모 등 각진 물건을 오래 바라보거나 그러한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모가 나고 각이 지게 되어서 사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분별없는 과격행동을 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등의 인격 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둥근 집에서는 둥근 마음이, 각진 집에서는 각진 마음이 나온다. 풍수지리설에도 대문을 통해 쌍봉 산이 보이는 집에서는 쌍둥이 출산율이 높다고 한다. 둥근 모형으로 된 부드럽고 평화로운 건축물을 오래 보면서 그 곳에 산 사람들은 인성이 달라진다는 심리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그림자이며 거울이라는 말도 은연중에 학습된 아이의 행동이 부모를 따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들이 원만한 마음, 둥근 마음을 갖도록 가르쳐 주는 일이 일원상의 진리를 받드는 우리 원불교 교도들이 해야 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주 존재 자체가 위대한 것도 그 둥근 데에 있다. 둥근 것은 모두 위대하다. 둥근 것은 모든 것을 어떤 형태로든 그 속에 모두 담을 수 있는 크나큰 여유를 갖는다. 둥근 것은 두려움이 없다. 모가 나면 서로 부딪혀 깨질까 봐 서로 두려워한다. 세상의 모든 힘, 곧 에너지는 모든 모난 것을 둥글게 만드는 데 쓰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든 모르고 있는 것이든 모든 에너지는 둥근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이다. 둥근 것은 곧 완성을 의미한다. 둥근 것은 시작과 끝을 헤아릴 수 없다. 둥근 것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다.

원만하고 두렷하고 온전하게 살기 위한 둥근 마음을 가지려면 둥근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곳에 가야 하는데, 바로 우리 원불교가 둥근 마음을 가르치는 곳이요, 둥근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될 수 있다. 이곳에는 둥근 마음 소유자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과 둥근 세상을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둥근 마음을 배우기 위해 우리 원불교 마당으로 몰려들 것이다. 그래서 세상사람 모두가 하나 되어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추는 즐거운 동그라미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부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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