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이다. 광화문 광장에 때 아닌 부채춤이 벌어졌다. '리퍼트 대사님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달고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 신도들이 벌인 퍼포먼스였다.

지난해에도 세월호 사건을 두고 막말 파문을 일으킨 종교 신자들을 보며 대중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인질 공개처형과 이라크 유물 파괴 등과 같은 무자비한 종교 행태는 현재도 세계인들의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

종교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이러한 모습들이 최근 방송·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면서 종교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원불교'라는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종교'라는 울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 사회는 종교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인식되어, 자의·타의에 의해 순풍을 맞기도 하고 역풍을 맞기도 한다는 얘기다.

특히 글로벌시대에 접어들면서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보니 젊은 층 사이에 탈종교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종교가 이제 같은 배를 탄 하나의 공동운명체임을 자각해야 할 때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종교를 믿는 인구는 전체의 50%라는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비교종인들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45%가 관심이 없어서, 19%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종교에 등을 돌린 이들을 어떻게 껴안을 것인가', '과연 이들에게 종교는 불필요한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본다. 분명한 건, 앞으로 종교는 절대자에 대한 신앙보다는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해 주거나 공동선 추구에 앞장설 때라야 대중이 다시 바라본다는 것이다.

얼마 전,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찾아온 한국 주교들에게 첫마디에 "세월호 문제 어떻게 됐나요?" 하고 질문을 던졌다. 종교가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냐고 묻는 질문이었다. 그건 비단 천주교 한국 주교들에게만 던진 메시지는 아니다. 언론을 통해 그 기사를 접한 모든 종교·비종교인들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종교가 시대적 과제에 다시금 한목소리를 내고 공동행동을 이어가야 함을 제시해 준 단면이다.

종교만큼 뭉치기 힘든 집단도 없다. 하지만 그 다름이 명백하기에 조금씩 양보하고 일치된 모습을 보인다면 탈종교화 시대의 해법도 찾게 되지 않을까. 그 중심에 원불교의 종교연합(UR) 운동이 살아나야 한다. 최근 KCRP에서 범종교인'답게살겠습니다'운동을 펼쳤다. 이는 재가 중심의 운동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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