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가단체를 중심으로 재가교역자, 특히 '거진출진(居塵出塵)'에 대한 역할론과 참여에 대한 요청이 거세다.

이는 전무출신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 대한 통감이며, 교단의 균형과 전진의 동력을 새롭게 하자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쯤에서 제대로 공부해 볼 대목이 있다. 〈원불교 헌규〉에서 '재가교역자'란 '재가교도로서 원무 및 임원으로 본교 교역에 종사하는 자'를 말한다. 이중 원무는 관할 교무의 제청으로 원의회를 거쳐 종법사가 임명하고, 교도회장, 부회장, 단장, 주무, 순교의 임원은 교무의 제청으로 교구장이 임명한다.

그렇다면 '거진출진'은 누구인가. 더 이상 열반 후에나 거론되는 죽은 언어는 아닐 것이다. '재가교도로서 공부와 사업이 출중하여 원성적 정5등 이상인 자로 그 공덕이 드러나는 이라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시말해 재가교도 중 교역에 종사하는 자를 통칭해 '재가교역자'라 하고 이중 원무는 '거진출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원무는 재가교도 중에서 공부와 사업의 모범이 되고 교화의 실적이 드러난 이를 뜻하며, 힘 미치는대로 교화사업에 협력하는 자로 정의되어 있다. 또한 거진출진으로서 교복과 법락을 부여받는다. 이는 교단 내 가례와 교례 등의 의식과 법회를 주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기성종교에서 볼 수 있는 재가 출가의 구조적 문제에 더는 동승하지 않아야 한다. 지자본위 문화를 정착한다는 점에서 원무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지대했다. 다만 현행처럼 '직장교화'에 편중되어 다양한 참여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

교화현장에서 출가교역자와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그 역할과 소임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털어낼 수 있다. 현장에는 교역자가 너무나 부족하다.

이러한 때 교정원 중요정책협의회에서는 '원무 양성화 방안'이란 과제를 지속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희망을 갖게 한다. 다만 〈중용〉에 '등고자비(登高自卑)'라 했다. 높은 곳에 오르려 할 때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해야 하듯, 현재 활동하고 있는 원무 46명의 목소리를 깊게 경청하고 공도자로서 살아온 그들의 역정을 따뜻이 살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체계적 원무양성 방안과 지원에 대한 정책이 더욱 세밀해져야 한다. 그들이 일할 자리와 책임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교당과 기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시키는 과정과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이수 등 교법적 무장에도 더욱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거진출진 양성, 먼저 원무로 풀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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