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100년 대각개교절 경축사

원기100년에 맞이하는 뜻깊은 대각개교절입니다. 천지만물이 생생 약동하는 실로 감격스러운 경축절입니다. 온 인류와 국민과 교도님들에게 대각의 기쁨이 함께 하여 지혜와 은혜가 넘치는 세상이 되기를 심축합니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대각 후, 물질의 노예로 전락할 인류의 미래를 관망하시고 정신개벽을 통해 물질문명을 선용하여 도덕과 과학이 잘 조화된 새로운 문명세계를 건설하겠다는 대서원으로 원불교의 교문을 여시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도덕문명과 과학문명의 부조화로 인류의 고통이 한량없습니다. 과학문명의 발달은 인류에게 경제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었으나 그 결과 도덕문명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져서 세상은 전쟁과 질병, 이념과 빈부의 격차로 인한 갈등으로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중생살이의 고통이나 부처되는 고통은 같은 것이지만, 결과는 지옥과 극락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음 조항의 실천을 통해 부처의 삶으로 거듭나야겠습니다.

첫째, 마음의 자유를 얻어야 하겠습니다.

마음의 자유는 부처되는 삶의 근본이며 결과입니다. 중생은 육신과 물질의 노예, 이념의 틀 속에서 어둡고 부자유한 삶을 삽니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의 조물주인 마음을 발견하여 광대하고 고요하고 지혜롭고 덕스러운 마음을 훈련해야 합니다. 마음의 자유를 얻고 보면 환경과 경제와 육신을 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마음의 자유를 얻는다는 것은 내 마음이 주권자가 되어서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힘써 행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자유롭게 잡고 놓는(執放自在) 훈련을 오래오래 계속하면 마음의 자유를 누리는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자유처럼 홀가분하고 속 깊은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또 마음의 자유는 창의력의 원천이 되어 대능력의 소유자가 되게 합니다.

둘째, 모든 생령을 내 몸처럼 보살피는 일입니다.

이 우주에는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령들이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모든 생령은 우리들과 함께 살아가는 동포입니다. 이 생령들을 우리들의 먹거리로, 이용물로,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하여 함부로 살상하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무자비한 일입니다.

나의 목숨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듯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을 우리는 아끼고 보살펴야 합니다. 모든 생령들도 함께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음을 자각해야 합니다. 생명을 함부로 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과보가 있음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마음의 자유를 얻은 부처는 생명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자비의 화신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생령들과 은혜를 나누고, 행복이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부처의 책임입니다.

셋째, 온 천지를 내 집 삼고 자연을 잘 가꿔갑시다.

우리는 천지 자연이라는 은혜의 집, 행복의 터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무지와 과욕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과 이용물로 여겨서 훼손과 파괴를 일삼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원의 고갈은 심히 염려스러울 정도입니다. 천지 자연이 없어서는 살 수 없다는 생명적 은혜를 우리는 하루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자연을 경이롭게 여기며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자원을 덜 개발하고, 덜 사용하고, 덜 소비하며, 나아가서 소비한 것을 다시 되돌려서 후손만대의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의 삶입니다.

내 집, 내 나라라는 울타리를 넘어 세계를 내 집 삼고, 우주를 내 집안으로 여겨서 큰살림을 하는 분이 부처입니다. 우리도 나의 좁은 울을 벗어나서 우주의 큰살림하는 부처가 됩시다.

우리는 남 먼저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의 은혜를 알았습니다. 우리가 스승님의 가르침에 보은하기 위해서는 내가 부처가 되어 마음의 자유를 얻고 온 생령을 나의 가족으로, 온 천지를 내 집으로 삼는 부처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마음의 자유를 얻어 心身自由
온 생령을 내 몸처럼 生靈一身
온 천지를 내 집 삼아 天地吾家
낙원세계 만들어가자 樂園建設


원기100년 4월28일
종 법 사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