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외관을 아름답게 디자인한 제품부터 디자인 경영까지 그야말로 미학의 추구가 성공의 승패를 가르고 있다.

교단도 원기100년을 맞아 전반적인 디자인을 점검할 때가 된 것 같다. 성지의 조경에서 건축물까지 그리고 작게는 교화용 소품, 발인식 휘장 등 소소한 부분까지 새롭게 디자인돼야 할 것이다.

디자인의 힘은 단순화다. 그리고 주제가 명확한 아름다움이다. 최근 중앙총부 상주선원 근처 폐가가 교단 소유로 이전 등기되면서 익산성지의 돌담길이 아름답게 완성됐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돌담길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커다란 전봇대 10개와 도로변 키 높은 울타리용 나무 때문이다. 이 돌담길은 기자의 걸음으로 350보, 시간은 3분20초 정도 걸린다.

특히 이 길은 가을 노란 은행잎이 떨어질 때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짧지만 참 아름다운 돌담길을 드러내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이제 디자인에 주목해야 한다. 교화의 방편에 있어서도 텍스트보다는 종교문화를 전달할 때 대중들의 호응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영화 '벤허'는 기독교 사상을 배경으로 벤허 일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주제로 관객몰이를 했다. 직접적인 신앙성을 표현하기 보다는 사상은 그 배경에 깔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 대중의 시선을 끈 것이다.

물론 디자인이나 종교문화가 꽃 피우기 위해서는 종교적인 열정과 신앙의 수준이 또한 높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의 익산성지나 영산성지를 볼 때 아직은 디자인적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교당 건축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세상은 외형을 따지고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외형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내면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디자인이 간단치 않다.

영산성지나 익산성지의 조경, 건축물이 원불교적인 낙원세계가 함축된 디자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성지를 잘 디자인할 때 우리의 품격도 따라서 높아진다. 디자인은 매력과도 관계가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매력적이면 사람의 시선을 끌 수 밖에 없다.

2011년에 봉불식을 한 원다르마센터는 교단 건축과 조경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교단 건축이 원다르마센터 봉불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구성원들에게 디자인적인 시각을 열어줬다.

이런 역사적인 흐름을 타서 디자인적인 사고가 교단 전반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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