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 소년은 보통의 아이들과는 어딘가 모르게 달랐는데, 하늘을 한참동안 쳐다본다든지, 산신령을 찾겠다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온 산을 해매기도 했다.

장가를 가면 괜찮아지려나 싶었으나 마찬가지였다. 하루는 장에 갔던 사람들이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하루 종일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네, 젊은 사람이 아까워'라며 수근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동안의 의심과 궁금증이 한순간에 밝아졌으니,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이며, 그 분이 바로 소태산대종사이다.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 없는 도(道)와 인과 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 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라고 대각의 소식을 전했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의 가장 큰 경축일이며 이날을 기념하여 여러 행사를 한다.

보통 이웃종교에서는 성탄절이나 부처님 오신 날 등 성자의 탄생을 기념하나, 원불교에서는 대종사의 대각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대각 후 대종사의 달라진 말과 행동을 보고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조선말 일제치하의 민중에겐 어려운 현실을 바꿔줄 이인이나 도인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대종사는 신기한 이적보다는 수신의 요법, 재가의 요법을 밝힌 최초법어와 근검저축과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진리적 종교와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우선하였다.

지금 있는 순간에서 마음을 쓰는 것, 현실에서의 마음공부에 집중한 것이다.

원기100년의 대각개교절에 즈음하여. 대각의 의미를 살펴보자. 우리는 대각을 하였는가? 대각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가?

대각(大覺)은 결코 멀리 있거나 나와 관계없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 1분1초도 안 쓰고는 살 수 없는 내 마음을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마음의 이치를 깨닫고, 실생활에서 바르게 사용하는 것, 내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대각이다.

대종사께서는 "내 법대로만 하면 예전에 상근기가 백년 걸려서 할 공부라도 나에게 와서 1, 2년만 닦으면 그 공효를 이룰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대종사는 완벽한 교법을 짜주셨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얻었다. 너무나 쉽게 진리의 내용을 알게 되었고, 마음의 이치를 알게 되었다. 옛 말에 쉽게 얻으면 쉽게 잃는다고 한다.

대종사는 대각을 이루기까지 어려운 구도의 과정을 거쳤다.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그러한 고행을 하지 않아도 진리를 깨칠 수 있게 해주셨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얻었기에 그 소중함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No Pain, No Gain'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이 없다는 미국속담처럼 나의 마음 대각을 위해 100년 전 대종사의 심정으로 이번 대각개교절을 맞아 보자.

<김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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