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 '대도음 법문' 도교사상에 근거해

7장의 내용과 〈상청정경〉의 의미

제7장은 〈상청정경(常淸淨經)〉, 〈통고경(洞古經)〉, 〈대통경(大洞經)〉이다. 정과 혜를 닦아 정정을 얻으면 마음이 청정하여 우주만유의 본원인 무극 태극의 일원상에 합일하고 그 위력을 얻는 도를 밝혔다.

〈상청정경〉은 우주 만유의 도와 이를 수련하여 마음을 항상 청정하게 하는 법을 설한 내용이다. 이는 불법과 상통한다.

칠불통게(七佛統偈:모든 잘못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실행하라. 스스로 그 뜻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 이 모든 부처의 가르침이다.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의 가르침과 같고, 조계 선종의 으뜸 경인 〈금강경〉, 〈반야심경〉의 수행 목적이 사상(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을 떠난 청정심을 증득하는데 두고 있는 것과 같다. 또한 불가에서 지향하는 생사해탈 육도자유를 밝히고 있는데 〈상청정경〉에서도 탐·진·치의 생사고해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하고 있어 불가 선종과 도맥을 같이 하고 있다(不得眞道者 爲有妄心 旣有妄心 卽驚其神 旣驚其神 卽着萬物 旣着萬物 卽生貪求 旣生貪求 卽是煩惱 煩惱妄想 憂苦身心 便遭濁辱 流浪生死 常沈苦海 永失眞道).

〈정통도장〉의 여러 주석본들도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수련법에 역점을 두어 설명한다. 〈상청정경〉이 도가에서 선불교를 수용한 선불(仙佛) 유합적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선가의 수련법을 많이 수용한 전진교 북파(全眞敎 北派) 계통에서 널리 존숭되었다.

두광정의 〈태상노군설상청정경주〉

당말 오대 도사 두광정의 〈태상노군설상청정경주〉에 관한 연구와 이에 대한 설명을 인용하여 〈상청정경〉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성당(盛唐) 전후에 유·불·도 삼교 학술사조에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때는 경론 저술방면에 번쇄함을 버리고 간략함을 취하는 학술태도이다. 이 시기의 사상주류는 우주와 인생의 종극 진리를 궁구하는 것이다. 번쇄하고 지리한 학문방법은 진리와 인간 소통을 방해하는 장벽이다. 〈태상노군설상청정경〉은 이러한 사상적 배경으로 하여 번쇄함을 버리고, 직접적이고 간명하게 도교의 궁극적 진리와 깨달음의 방법을 서술한다. 〈태상노군설상청정경〉은 역사적으로 도교도들이 중시하는 기본경전이며, 특히 전진파의 도사들은 늘 휴대하며 암송하였고, 처음 진계(眞戒)를 받을 때 반드시 암송해야 하는 중요경전이다.

두광정의 〈태상노군설상청정경주〉는 이러한 〈태상노군설상청정경〉의 최초 주석서이다.

두광정은 〈태상노군설상청정경주〉에서 〈태상노군설상청정경〉을 빌어 자신의 도교사상을 설파한다.

"첫째, 노자는 천지만물의 주재자이며, 그가 말하는 존재원칙은 청정(淸靜)이다. 청정은 단지 도교 일파의 원칙이 아니라 유, 불, 도 삼교의 공동원칙이다.

둘째, 도는 허무의 기(氣)이다. 허무는 일반적인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형상 없는 형상 즉 진정한 형상이다. 도체(道體)는 늘어나고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없다. 왜냐하면 형상이 없는 진정한 형상이기 때문이다. 도성(道性)은 늘 청정하다. 영원불변하고 영원히 청정한 도는 본체와 작용의 도리(眞應之道)를 갖는다. 도는 비록 사물에 응하고 따르며 중생을 기르고 인도하지만 영원히 그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는다.

셋째, 우주는 모두 도가 만든 것이고,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도성을 갖는다. 인간의 본성이 비록 청정하지만 인간은 탁하고 끊임없는 움직임에 빠져있다. 왜냐하면 인간에 망령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망령된 마음의 원인은 인간에게 육욕(六欲), 삼독(三毒), 십악(十惡)이 있는데 있다. 그러므로 육욕, 삼독, 십악이 소멸하면 자연히 인간은 청정해 진다.

넷째, 몸을 닦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은 마음의 수양이다. 마음이 망령되면 욕망이 생기고 신이 상해를 입는다. 반대로 마음이 청정하면 안으로 신을 편안하게 할 수 있고 밖으로 욕망을 제거할 수 있어서 인간은 자연히 청정해진다. 그러므로 도를 닦는 것은 바로 마음을 닦는 것이다.

다섯째, 마음을 닦는데 가장 높은 경계는 무심(無心)이다. 무심은 단지 유위(有爲)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무위(無爲)에 대한 집착도 버려야만 한다. 유위와 무위에 대한 집착을 두 가지 것에 집착하는 마음이라 한다. 두 가지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초월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도를 체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산종사의 대도음(大道吟)

정산종사의 "유위위무위 무상상고전 망아진아현 위공반자성(有爲爲無爲 無相相固全 忘我眞我現 爲公反自成)"의 법문은 여기에 근거해 있다. 또 마음공부 법으로 집심 관심 무심공부를 밝히고 있는데 무심은 모든 집착에서 벗어난 광명한 자유의 마음을 의미한다.

'청정주' 또한 청정 무위의 세계와 그 수련과 위력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태화원기는 영단(靈丹)과 같다. 영단은 정정(定靜)의 삼학공부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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