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도를 얻었으나 그 얻은 바 또한 없으니

大道는無形이나 生育天地하고 大道는 無情이나 運行日月하고 大道는 無名이나 長養萬物하나니 吾不知其名이라 强名曰道니라

夫道之行也에 有淸有濁하고 有動有靜하니 天淸地濁하고 天動地靜하며 男淸女濁하고 男動女靜하나니 降本流末而生萬物하니라 淸者濁之源이요 靜者는 動之基라 故로 人能常淸靜하면 天地悉皆歸니라

대도는 형상이 없으나 천지를 생육하고 대도는 무정하나 일월을 운행하고 대도는 무명이나 만물을 장양하니, 내 그 이름을 알 수 없으나 강연이 도라고 이름 한다.

무릇 도가 행함에 청도 있고 탁도 있고 동도 있고 정도 있다. 천은 맑고 땅은 탁하며 하늘은 동하고 땅은 정한다. 남은 맑고 여는 탁하며 남은 동하고 여는 정한다. 근본에서 내려 끝에 흘러 만물을 낳는다. 맑음은 탁함의 근본이 되고 동은 정에 기초해 있다. 사람이 항상 청정할 수 있다면 천지가 모두 그 사람에게 돌아간다.

정산종사는 〈수심정경〉에 〈상청정경〉을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편집하였다. 우주와 만물과 인간에 관통한 무극 태극의 신령한 기운은 항상 청정하다는 것이다. '일원상 서원문'에 밝힌 유상의 세계와 무량세계로 변화하는 우주와 만물의 속성이 상청정과 같다. 우주 자연의 상도를 밝힌 글이다.

〈상청정경〉은 유가와 도가의 '태극도설'이나 도가의 〈도덕경〉과 불가의 〈금강경〉을 유합하여 요약한 것과 같다. 소태산 대종사는 천지의 무량청정식을 얻으면 천권을 임의로 하고 생사를 자유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종경〉 변의품 1장.

夫人神은 好淸而心撓之하고 人心은 好靜而慾牽之하나니 常能遣其慾而心自淨하고 澄其心而神自淸하면 自然六慾이 不生하고 三毒消滅하리니 所以不能者는 爲心未澄이라 慾未遣也니 能遣之者는 內觀其心에 心無其心하며 外觀其形에 形無其形하며 遠觀其物에 物無其物하나니 三者旣悟하면 惟見於空이니 觀空亦空하야 空無所空하며 所空旣無하면 無無亦無하며 無無旣無하야 湛然常寂하며 寂無所寂하면 慾豈能生이리요

무릇 사람의 정신은 맑음을 좋아하나 인심(욕심)이 어지럽히고, 사람 마음은 고요함을 좋아하나 탐욕이 끌어간다. 항상 그 탐욕을 버릴 수 있으면 마음이 자연히 깨끗해진다. 그 마음을 깨끗이 하면 정신이 자연이 맑아 자연히 육욕(눈 귀 코 혀 몸 뜻에서 생기는 탐욕)이 생기지 않으며 삼독(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사라진다. 삼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은 마음이 깨끗하지 못해서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이를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안으로 그 마음을 보되 마음에 탐욕이 없고 밖으로 형상을 보되 형상에 그 형상이 없으며 멀리 그 사물을 보되 사물에 그 사물이 없다.

마음에 탐욕과 형상과 사물이 없음을 이미 깨달으면 오직 공을 본다. 공을 봄에 또한 공하여 공이 공한 바가 없다. 공한 바가 이미 없으면 공이 없다는 것도 또한 없으며 공함이 없다 하는 것도 이미 없으면 깊고 깊어 항상 고요하다. 고요함에 고요한 바가 없으면 욕심이 어찌 생길 수 있겠는가. 〈금강경〉에 삼세심(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얻을 수 없다고 한 것과 같고, 사구게(四句偈: 거짓 나를 없애는 공부)와 같다.

慾旣不生하면 卽是眞定眞常이라 眞常應物하며 眞常得性하야 常應常淸靜矣리라 如此淸靜하면 漸入眞道라 旣入眞道를 名謂得道니 雖名得道나 實無所得이요 爲化衆生名謂得道니 能悟之者는 可傳聖道하리라 且上士는 無自他라 故로 不爭하고 下士는 執自他라 故로 有爭하며 上德은 處無相이라 故로 不德하고 下德은 執有相이라 故로 執德하나니 執着之者는 不名道德이라 衆生所以不得眞道者는 爲有妄心이라 旣有妄心하면 卽驚其神이요 旣着萬物하면 卽生貪求요 旣生貪求면 卽是煩惱라 旣驚其神하면 則着萬物이요 煩惱妄想이 憂苦身心하야 便遭濁辱하면 流浪生死에 常沈苦海하고 永失眞道라 眞常之道는 悟者自得하나니 得悟者常淸靜矣리라

욕심이 이미 생기지 않으면 참으로 고요한 것이다. 참으로 떳떳이 사물을 응하면 참으로 떳떳한 성품을 얻는다. 항상 감응하고 항상 고요하면 항상 청정하다. 이러한 청정을 알면 점점 참 도에 들어간다. 이미 참 도에 들어감을 이름 하여 도를 얻었다고 한다. 비록 도를 얻었다고 이름 하나 실지로는 얻은 것이 없다.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이름 하여 도를 얻었다고 한다. 이를 깨달은 사람은 성인의 도를 전할 수 있다.

도의 최고경지는 맑고 맑은 마음이다. 맑고 밝은 마음 얻으려고 도를 닦는다. 정산종사는 '청정주'를 늘 외우게 했다. 청정주는 모든 죄액을 물리치게 한다.

〈반야심경〉에서도 오온이 다 공한 것을 비추어 보면 모든 죄액에서 벗어난다고 하였다. 공은 신령한 기운이다. 신령함으로 텅 비어있고 생생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마음이 생생하여 맑고 신령하여 밝으면 그 공을 얻었다고 한다.

유는 무로 무는 유로 돌고 돌아 지극하면 유와 무가 구공이나 구공 역시 구족한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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