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함도 없고 죽음도 없는 영단 뭉치는 공부

〈통고경(洞古經)〉은 태상십삼경의 하나로, 정통도장 삼통 옥결류(正統道藏 三洞 玉訣類)에 속한다.

이함허(李涵虛)의 주석에 따라 그 주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양기(陽氣)가 적정(寂靜)한 가운데 생하면 신(神)이 돌아오고 신이 돌아오면 만물이 고요하여 결국은 기가 민민(泯泯)하게 된다. 이리 되면 후천이 선천으로 돌아가서 근본이 근실하여 천지와 더불어 하나가 되어 낳지 않고 죽지 않는 경지에 도달한다. 그 무체(無體)를 지키면 온전히 진실하여 장구할 수 있게 되는바, 하늘은 그 참을 얻어 장(長)하며 땅은 그 참을 얻어 구(久)하며 사람은 그 참을 얻어 장수하게 된다. 그런데 인간은 그 무상(無象)을 잃고 그 무체(無體)를 흩어서 구규(九竅 몸의 아홉 구멍)와 백해(百骸)가 그 진체(眞體)와 함께 하지 못하여 죽음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무상은 기(氣)요 무체는 신(神)으로서 기에 합하면 단도(丹道)가 스스로 이루어진다." 이 내용에 따르면 결국 〈통고경〉의 전반적인 내용은 정기신(精氣神) 수련의 단을 이루는 공부를 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통경〉은 정통도장 삼통 옥결류에 속한다. 이함허는"대통(大洞)이란 광대하여 두루 통한다는 뜻으로, 경 가운데의 무형(無形)·무채(無體)·무상(無象)·무상(無相)·무위(無爲)는 커서 방향이 없고 통하여 걸림이 없다"라고 '대통(大洞)'의 뜻을 설명하였다.

〈대통경〉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도교 본체론적 '무위(無爲)'를 불교 심성론적인 '무심(無心)'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도·불 융회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경문 가운데 선불교의 불가사의·심멸성현(心滅性現)·여공무상(如空無象)·진성·대경망경(對境忘境)·육적지마(六賊之魔)·거진출진(居塵出塵) 등의 개념을 변용 하여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은 보조 지눌의 〈수심결〉의 심(心)과 성(性), 〈반야심경〉에 밝힌 공(空)과 육근·육경·육식의 개념과 통한다. 또한 '휴휴암좌선문'에 나오는 거진출진 등의 용어를 발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선 수행의 법은 후에 〈불교정전〉 수행편에 도·불 동원성의 경문을 선법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소태산대종사와 정산종사는 생함도 없고 죽음도 없는 영단을 뭉치는 것이 최고의 공부임을 강조했다.

한 제자 여쭈었다. "사람이 진급기에 가면 팔만 사천세를 산다 하오니 사실로 그러하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하루 사는 모기는 사람이 백세를 산다 하면 웃을 것이니, 팔만 사천세가 그리 많은 수한은 아닌 것이다. 영계에서는 영단이 잘 뭉쳐진 이가 한생 동안에 수백 억만년을 사는 수도 있는 것이다."(〈대종경 선외록〉, 영보도국장 10절)

원기 30년(1945) 1월 9일, 오전 경전 공부 시간에 선의 원리에 대한 학인의 설명을 들은 정산종사는 말씀하시기를 "지금 선을 주제로 하여 여러 가지로 해석을 했는데, 나의 말이 여기에 꼭 맞을지 모르겠으나 몇 가지 설명을 부연하고자 하노라.

과거로부터 선법(禪法)과 선법(仙法) 두 가지가 있었나니 이 두 가지 모두는 최종 영단을 키우는 방법이니라. 그러나 영단의 대소 종류 단계도 수억 수천 층이나 되므로 영단이 미약한 사람은 영혼이 떠날 때 높이 뜨지 못하여 가라앉게 되어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나, 곧 땅 위에 나올 기운이 없으면 땅 속을 면하지 못하여 지옥인 것이니라. 만일 그 곳에도 기약이 없으면 무기보를 받아 그 고통이 한량 없을 것이다. 또 사람이 키와 몸은 작으나 공연히 그 사람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게 기운이 눌리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영단이 큰 연고이니, 이를 혜안으로 본다면 수억 수천 만 층이 되기에 비록 키가 작아도 눌리는 것은 그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만일 이치를 안다면 그 누가 영단을 키우려고 하지 않겠는가. 이 영단을 키우려면 선이 아니고는 키우지 못하며, 결국 육도의 자유를 얻지 못하므로, 마치 큰 소가 바늘 구멍으로 못 들어가듯 한 없는 세계에 악도를 맴돌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온전한 정신도 수양을 쉬지 않고 꾸준히 적공하면 영기가 세지 않는 사이에 수입은 많고 지출은 없게 되나니라.

범부 중생들은 참 내 것은 놓고 거짓 내 것인 자손과 재물을 내 것으로 아나니, 만일 이것이 참 내 것일진대 왜 오래 살고 싶으나 못 살게 되며, 자손을 많이 낳고 싶으나 자손을 못 낳으며 재산을 많이 모으고 싶으나 아니 모이는 까닭이 무엇인가. 이것은 참 내 것이 아닌 연고이니 항상 제군들은 참 나의 영생을 가지고 다니는 이 영단을 키우며 저장하도록 노력하라.

제군들이여! 영단을 키우고 길러서 나의 참 자본을 삼아 어떠한 순역 경계에서도 좋고 낮은 것이 없다는 참 낙을 알아야 할지니 이 참 락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자기 마음에 맞으면 좋고 마음에 맞지 않으면 다 고통이 되나니라.

재물이 좋고, 권리가 좋고, 맛있는 음식이 좋지마는 잘못 쓰면 그것이 다 나에게 고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선 낙이란 맑은 물과 같아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는 것이요. 또 특별한 낙은 없어도 청정의 락이니 이에 참 맛을 붙여 중생을 제도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정산종사 법설집〉 제 8편, 편편교리 18절).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