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한 정치로 지방 낙후성 해결 하겠다"

▲ 이개호 의원은 원기100년의 과제로 원불교 교세의 전국화와 젊은층 교화를 꼽았다.
'참 따뜻하고 친화력 있는 정치인이다'. 기자가 만난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국회의원(57·법명 원호·장성교당)이 그랬다. 21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에 있는 원광대학교 김범수 교수의 자택에서 만난 그는 수도권 개발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교도로서 교단에 대한 애정을 기자에게 피력했다.

- 정치 입문 과정이 궁금하다. 정치에 언제부터 뜻을 뒀나.

운이 많이 따랐다.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기도를 열심히 한다. 2010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로 재직하고 있을 때 당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정치 입문을 권했다. 여기에 나의 출신지역(담양군)을 지역구로 하고 있던 김효석 전 의원이 적극적으로 추천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하지만 담양·구례·곡성군이였던 지역구가 재편(영광·함평·장성·담양)되면서 하루 아침에 정치 텃밭을 잃어버렸다. 이낙연 국회의원이 전남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2014년 7.30 보궐선거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정치 입문을 준비한 지 6년 만이다.

- 지방자치, 지방분권은 잘 되고 있나.

사실 내가 지방자치 행정전문가다. 지방 행정과 중앙행정을 두루 경험했고, 행정 관료로서 30년 넘게 살아왔다. 이론과 실전경험, 식견을 가지고 있어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지방자치와 지역개발, 지역 문화정책'에 관한 특강을 많이 하고 다녔다. 내 삶은 한마디로 지방자치를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적인 자치현황을 보면 비교적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작용도 있지만 지방자치는 장점이 많은 제도다.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1995)이 됐다. 그러다보니 도· 시·군 간의 발전의 격차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뽑기 때문에 지도자의 역량에 따라 지역발전이 좌우되고 있다. 어떤 곳(시·군)은 단체장을 잘못 뽑아 퇴보한 곳도 있다. 단체장의 성향을 보면 행사 지향형, 선심성 지도자, 내실형 지도자들이 있는데 지역 발전을 해낸 단체장은 인심을 못 얻더라도 지역 발전을 위해 뚜벅뚜벅 자기 공약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겉만 화려한 시군의 지역발전 지표를 보면 대체로 꼴찌를 달린다. 지역 축제만 하다가 망한 곳도 있다. 그래서 단체장을 잘 뽑아야 한다.

- 지방자치 오히려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키지 않았나.

맞는 지적이다. 요새 지방자치의 고민은 지역 간 발전 편차를 줄이는 데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구도가 국토균형개발을 막고 있다.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정책은 지방 사람들을 절망에 빠지게 하고 있다. 수도권의 개발 규제가 완화되면 기업이나 정부 예산이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방의 소외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정부정책의 변화가 요청된다.

규제완화라는 것은 신자유주의의 핵심 가치다. 나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규제를 함부로 없애지 말라고 주장한다. 규제가 산업 발전에 저해될 때도 있지만 규제를 하는 분명한 이념과 원인이 있다. 특히 안전에 관한 규제는 대표적이다. 무분별하게 규제를 완화해 발생한 것이 '세월호' 참사다. 복지나 환경문제도 규제를 정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쪽 분야의 규제를 완화해 성과주의로 나가면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가 신자유주의의 포로가 됐다가 이제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됐다. 계층, 계급, 인종 간 격차가 심화되면서 퇴행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전 세계인들이 하고 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역시 신자유주의의 늪에 빠져왔다. 삼성이나 현대가 300조원을 벌면 뭐하나.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경제 성장의 성과가 모든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특권계층이나 소수에게 쏠리는 경제적 부를 국민들이 나눠 가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다.

- 어떤 정치인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나.

가슴 따뜻한 정치인이 나의 모토다. 내가 살아온 과정도 그렇고 늘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살아왔다. 회의에 참석하면 농촌 문제와 지역균형발전(자본, 시설, 투자 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창조경제는 지역균형 발전과 농촌에 대한 배려를 주장하고 있고, 과학 분야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 확보, 방송과 통신 분야에서는 지상파 향유, 통신비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동통신비가 통화료에서 데이터 요금제로 재편되고 있는 것도 우리 상임위원회의 활동 덕분이다. 기본요금 없는 반값 통신비를 업계에 주문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내 지역구(4개 군)의 예산이 예전에 비해 많이 확보됐다. 특히 영광군의 경우에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원자력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군에 유입되는 세금을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했다. 지역자원시설세를 2배 올린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였다.

- 원불교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전라남도 기획관리실장으로 있었는데 범해 선생(원광대 김범수 교수)이 나를 찾아왔다. 영암군 도갑사 관음32응신도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였는데 국보급 불화로 일본 교토 지은원(知恩院)이 소장하고 있다. 범해 선생은 민족이 잃어버린 문화유산이지만 반환이 쉽지 않으니 복원할 예산을 책정해 달라는 것이 주된 요지였다. 그 말을 듣고 공감해 예산을 지원하면서 인연이 됐다. 그 당시 별 어려움 없이 지원했는데 범해 선생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더라. 이후 교류가 잦아들면서 범해 선생의 권유로 입교했다. 법명은 좌산상사께서 지어줬고, 화산(和山)이라는 법호는 경산종법사께서 주셨다. 화산의 법호를 받으면서 깜짝 놀랐다. 상하좌우 진보와 보수 등 화합하는 것을 내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 딱 맞는 법호를 주신 것이다. 화(和)를 주장하면 늘 친화력이 생긴다. 그리고 갈등을 풀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 원불교가 창교 100년을 맞았다.

우리 교법은 기성종교와 달리 굉장히 피부에 와 닿는 교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 삶 속에서 공부해 가는 산 종교로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존하고 살아가는 과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세속을 떠난 종교나 유일신만 강조하는 신앙체계와는 다른 느낌이다. 새 시대 새 생활에 부합한 종교가 원불교다. 해외에 교당에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세계인들에게 환영을 받는 것을 보면 세계 보편종교로서 성장성이 보인다. 해외교화와 더불어 국내 교세의 전국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호남권 중심의 교세이다 보니 여타 수도권이나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등에서는 약세다. 수도권 교화 집중화와 더불어 교세의 전국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청년교도 혹은 젊은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나 미래시대를 선도할 젊은 세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교법(텍스트)의 대중성에 대한 노력이 요청된다. 현대적 감각에 맞는 교리의 재해석들이 이뤄져야 한다. 법문이나 신앙 수행 문화 등도 현대 감각에 맞는 시도(호흡)를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K-pop 등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전파되는 것을 보면 우리 것에 대한 관심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경산종법사께서는 신년법문에서 '요즘 세상은 갈수록 우리 것에 관심이 많아진다. 수입한 상품이나 재료보다도 사람들이 국산을 선호한다. 토종 종교를 더 사랑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고 말씀해 줬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중성을 갖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개호 국회의원은 전남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만21세 되던 해 제24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다.

목포시·여수시·광양시부시장을 역임한 그는 김대중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관, 전남도 문화관광국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뒤 2009~2011년 전남행정부지사로 봉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최근 전국사단법인총연합회·독도수호국민연합·독도시사신문사가 제3회 대한민국 국회의원 의정혁신대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2002년 전남도청직원협의회가 뽑은 '가장 존경하는 간부공무원'으로, 2010년 광주일보에서 주관한 '광주 전남 발전을 이끌 뉴파워'로 선정돼 지역사회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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