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에 부모은을 생각하다 자연스레 필자가 몸담고 있는 재가노인복지센터를 이용하는 여러 어르신이 갖고 있는 질환인 치매(인지증)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로 어떤 하나의 질병명이 아니라 특정한 조건에서 여러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는 증상들의 묶음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7초마다 한 명의 치매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인구 5~10%가 치매유병률을 보이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약 61만 명의 치매환자가 살아가고 있다. 치매는 더 이상 가정에서 책임질 수 없는 사회적 질병이다. 치매환자 수는 최근 5년 만에 3배, 1인당 진료비는 2배 가까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는 약 127만명, 2050년엔 약 271만명으로 매 2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치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치매는 치료 가능한 가역성 치매와 치료 불가능한 비가역성 치매로 나뉜다. 10~20%는 미리 발견만 한다면 치료가능한 치매이다. 초기에는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주위에서 조그마한 변화라도 무관심하게 넘어가지 말고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45~60세의 초로기 치매환자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뇌기능이 퇴화하기 시작하는 40대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초기에 부정하고 부끄러워 숨기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증의 치매는 자아를 상실하고, 한 인간의 존엄까지 위협받는 질환이므로 다른 어떤 질병보다 예방에 힘써야 한다.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현재는 없으므로 위험요인 차단과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대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치매정책 구호는 '치매와의 전쟁'이다. 세상 어느 누구도 발병소지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치매는 전쟁 대상이 아니라 달래고 얼러서 같이 가야 할 동반자와 같은 존재이다. 초기부터 적절하게 대처해서 독립적인 생활과 본인이 지닌 품위를 유지하고 생을 마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치매를 무조건 무서워하고 피하기만 하여서는 안 되고 감기예방을 하듯 치매 또한 예방에 힘 기울여 살아있는 마지막 날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해야 한다.

중앙치매센터는 꾸준한 뇌운동으로 치매발병을 2년만 늦출 수 있다면 20년 뒤에는 치매환자 수를 2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명상과 감사생활, 베풂을 생활화하신 교도님들은 설령 치매가 온다고 해도 공부한 흔적이 묻어나 '우아한 치매' 상태로 존엄성을 유지하는 경우를 보았다. 뇌의 질병으로 치료는 받아야 하지만 본인의 본성(불성) 자체가 손상을 입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뇌는 우리의 생각, 판단, 운동, 감각 등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일상 속 작은 노력이 건강한 뇌를 만들어간다. 평소에 명상, 좌선, 교전읽기, 손글씨로 법문사경하기, 유무념대조공부, 정기일기와 상시일기쓰기 등으로 정신근력운동을 함으로써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은과 인과보응의 진리공부를 하다보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준비된 상태로 두어야 하는지 알 수가 있다.

교도들에게는 평소 우리의 마음을 모니터링하고 부단히 바꿈으로써 긍정신경망을 단단히 만드는 올바른 종교생활 습관 유지가 치매의 예방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뇌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습관, 잘못 형성된 생활습관이 뇌를 망가뜨릴 수 있다.

요즘은 인지재활 프로그램, 뇌훈련 자료와 치매예방 운동프로그램, 가족지지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보급, 확대되고 있다. 원불교신문에도 따로 코너를 마련해 자료를 싣는 방법은 어떨까?

각 지역 교구와 지구별 그리고 단위교당에서도 관심을 가져 우리의 교화방향도 이런 인지건강 프로그램으로 법회 시작 전· 후나 5주차 법회 때 교도님들과 함께 간단한 뇌운동과 치매예방체조,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부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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