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교화의 실체는 교당이다.' 원100성업의 결과물이 눈앞에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교당교화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목마르다.

소태산 대종사는 '교당'을 어떻게 구상하셨을까? 대종사께서 직접 교당을 언급한 대목은 〈정전〉 상시훈련법 '교당내왕시주의사항'에서다. 〈예전〉 교례편에 '교리를 공부하고 교화를 주재하는 곳'이라 정의되어 있으나, 대종사는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이 실천되는 도량이 곧 교당'임을 명시했다.

교화대불공과 자신성업봉찬은 '이 시대 교당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했다. 국내외 교당(기관 포함)은 787개에 달한다. 재가 출가교도들은 '상시응용주의사항'으로 공부하는 중 어느 때든지 교당을 방문해 지낸 일을 일일이 문답하고, 감각된 바를 보고하여 지도인의 감정을 얻어야 한다. 특별한 의심이 있을 때면 그 의심된 바를 제출, 지도인에게 해오를 얻기를 주의해야 한다. 또한 모든 일을 미리 처결해 놓고 예회 날은 교당에 와서 공부에만 전심하고, 교당에서 얻은 소득을 반드시 실생활에 활용하기를 주의해야 한다. 이는 원기9년 〈불법연구회규약〉에서부터 강조됐다.

이러한 교당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원100성업회는 7년 전인 원기94년, 선·기도·의두·유무념정진의 '4정진운동'을 내걸었다. 속 깊은 마음공부로 100년성업을 맞이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발로에서다.

이는 원기75년 교단2대말 총회시, '자신성업봉찬으로 교단100주년을 맞이해야 한다'는 대산종사의 대적공실 법문에 연원한다. 6가지 의두성리 공부표준으로 대정진 대적공하여 양계와 음계의 인증이 쏟아지기를 염원한 것이다.

원100성업회는 다소 막연할 수 있는 자신성업봉찬을 '4정진운동'으로 구체화했다. 교당마다 선방이 살아나고, 기도, 의두, 유무념으로 현장교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또한 교화단이 창의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핵심콘텐츠로 자리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직이다. 외치고는 있지만 일관성이 부족하다. 설교와 미디어로 수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심화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교당의 본래 기능인 문답·감정·해오에 대한 지도자의 역량과 훈련풍토가 함께 가지 못해서이다. 개인별로 알아서 공부한 결과 교법에 대한 이해도 제각각이다.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인 교당내왕시훈련이 정착돼야 한다.

오늘날 동남아 근본불교가 세계인에게 각광을 받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각 사원마다 지도인을 중심으로 신앙과 수행의 과정을 '문답·감정·해오'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말한 교당은 그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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