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산 이춘풍 선진

훈산 이춘풍(薰山 李春風, 1876∼1930)은 정산종사의 외사촌 형이다. 그러니까 정산종사의 어머니인 준타원 이운외(準陀圓 李雲外) 대희사의 친정 조카이다. 호적명은 지영(之永)으로 유학자였다. 경북 금릉군 구성면 하원리에서 태어났다. 명문거족인 연안 이씨(延安 李氏)로 당시 이름있는 학자인 입암 이돈영(立巖 李墩永) 선생이 재종형(再從兄)이다.

선산군 옥성면 신포리 경타원 정삼리화(敬陀圓 鄭三离火)와 결혼하여 슬하에 딸 여덟을 두었다. 교단적으로 유명한 항타원 이경순(恒陀圓 李敬順) 종사가 일곱째 딸이다. 교산 이성택 교무는 외손자이다.

고모부인 구산 송벽조가 소태산 대종사 법하에 가족을 솔거해서 영광으로 이사를 가자, 고모가를 환고향 시킬 목적으로 전라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기6년(1921) 46세 되던 해 9월에 송벽조의 인도로 부안 변산에서 대종사를 만나 불법의 대의와 인도상 요법을 듣고, 발심을 일으켜 유가(儒家)의 규모를 뛰어넘어 대종사 법하에 귀의한다. 그 해 음력 섣달 가족 5인(처, 딸자매, 양자, 여동생)을 대동하고 전라도로 이사를 했다. 딸은 이경순과 그 여동생 달타원 이정화(達陀圓 李正和) 대봉도이고, 양자(養子)는 복산 이총순(福山 李總順)이다. 이총순은 이경옥, 도전, 도중 교무 삼남매의 아버지이다. 이춘풍은 줄포만 연안 부안군 보안면 신복리 종곡(宗谷)에 살면서 내변산 실상 초당의 스승을 찾아 법을 묻고 그 가르침에 도취했다. 종곡은 변산으로 드는 초입에 있는 마을이다. 영광과 변산간 노정의 유숙처로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훈산 가족은 영산성지와 변산성지를 내왕하는 대종사와 그 제자들의 시봉을 맡았다.

원기7년 당시 항타원은 8살이었고, 달타원은 5살이었다. 경순과 정화는 어린 시절부터 소태산 대종사의 훈증과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항타원은 대종사로부터 "경순이는 사기(邪氣)가 떨어진 도인이다. 사람이 사기만 떨어지고 보면 천지도 움직일만한 큰 힘이 생기느니라"는 대인증을 받은 우리 회상의 큰 도인이요, 불보살이다. 항타원, 달타원 자매는 교단발전에 큰 역할을 한 전무출신이다. 특히 대구와 부산 등 경상도 교화터전을 개척하는데 시조가 되었다.

이춘풍은 원기10년 출가하여 중앙총부 여선원(女禪員) 교무로 3년간 동하선 지도를 맡았다. 특히 변산에 있을 당시 작성한 감각감상, 논설, 예문, 서간문 등을 묶어 원기12년 10월에 편집한 〈산중풍경(山中風景)〉은 초기교단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정산종사 가족과 더불어 이춘풍 선진 가족이 경상도 전통 유가의 규모를 뛰어넘어 소태산 문하에 귀의하여 새 회상 원불교 창업에 합력을 한 것은 참으로 숙세의 깊은 인연이요 서원의 나타남이라 하겠다.

<원불교신문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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