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수 칼럼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명상을 지도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일원상 진리의 오묘함과 교법의 탁월함에 옷깃이 여미어진다. 학교에서 좌선과 활선(Moving Meditation), 그리고 동양의 기(氣)사상과 수행을 가르치며 미국 학생들의 큰 변화와 호응 속에 내가 더 분발하고 정진하지 않을 수 없다. 교운이 도래했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역량이 부족한 자신과 준비가 덜된 교화력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서구에서는 요가 매트를 들고 시내를 활보하는 사람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포츠센터마다 요가 교실이 개설되어 있지 않는 곳이 없다. 또한 불교 명상그룹에 참여하여 명상을 즐기는 사람도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만일, 요가나 명상에 무지하다면 새로운 진보적 문명에 무지한 것으로까지 여겨질 정도다.

현재 미국사회에서는 더 이상 요가와 명상이 인간의 정신과 육신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이미 수백편의 논문들이 나와 있고 웬만한 사람은 요가와 명상이 뇌의 무슨 파장이 감소되고 증가하는지, 무슨 호르몬이 감소되고 증가하는지 상식 수준으로 알고 있으며 명상상태의 뇌기능 변화에 대해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반복 실험되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이 극대화된 미국사회에 살면서 현대문명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 대안으로 결국 인간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노력하는 새로운 문명의 태동을 감지할 때 다소 안도감을 느끼곤 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주선학대학원과 원다르마센터가 협력하여 여름과 겨울에 방학기간 동안 인터넷으로 활선 훈련생을 모집하여 활선 훈련을 실시하는데 그 광고 문구 중에 '요가와 명상 경험자 환영'이란 문구를 넣는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훈련생 중에는 요가 센터를 운영하거나 오랜 경험이 있는 요기들이 꼭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와서 보면 요가 매트를 펴고 아름다운 동작을 화려하게 선보이는 요가를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새벽에 심고와 좌선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선체조를 하고, 식사 전후 식사당번을 하며, 강의와 회화도 하고 유무념과 감각감상 문답감정을 실시한 후 염불을 하고 하루의 훈련일과를 마친다. 이는 한국의 어느 원불교 교당에서도 교무님들이 생활하는 일상생활의 함축된 모습이고, 원불교 훈련원에서 교도님들을 대상으로 정기훈련 중에 체험하는 경험과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며칠이 지나면 의심을 가지고 항의하듯 질문이 들어온다. "왜 요가를 가르치지 않나요? 광고에선 요가 경험자들을 환영한다고 하셨잖아요?" 경험 많은 요기에게 되묻는다. "저는 하루 종일 요가만 가르쳤는데요. 요가를 안 가르친다니 무슨 말씀입니까?" 그리고 잠시 시간을 주었다가 다시 질문한다.

"요가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혹시 설명하실 수 있나요?" 요기들은 자랑이나 하듯 줄줄 설명을 한다. "하타(Hatha)요가와 즈나나(Jnana)요가, 카르마(Karma)요가와 라자(Raja)요가, 박티(Bakti)요가 등이 있지요."

그때 요가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갖춘 요기들에게 원불교 선과 요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좌선 전후에 실시한 다양한 선체조는 여러분 육체의 불균형을 조화와 균형으로 돌리는 하타요가 수행입니다. 강의와 회화공부는 잘못된 이해를 바른 이해로 돌리는 즈나나요가 수행이고 수도인의 일과를 지키고 유무념을 하는 것은 불건전한 행동을 건전한 행동으로 돌리고 좋은 습관을 길들이는 것은 카르마요가 수행이지요. 조석으로 염불과 좌선을 하는 것은 의식 생각의 차원에서 깨달음의 차원으로 돌리는 라자요가 수행이며, 설거지와 식사당번, 밭일과 청소 등은 이기적인 마음을 돌려 이타적인 공도정신을 함양하는 박티요가 수행입니다. 저는 하루 종일 요가을 지도하였고 그것도 모든 전통을 융합해 통합 요가를 실시하였건만 선생님은 도대체 어떤 요가를 찾으십니까?" 그제서야 무릎을 탁치며 "아! 그렇군요" 하면서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일손이 부족한 설거지 당번들이 식당에 와글와글해지는 요가실천의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것도 스스로 즐겁게 입가에 미소를 띠고 '박티 박티'하면서 말이다.
인도의 훌륭한 전통적 요가 수행이 균형을 잃고 현대에 와서 건강과 미용 등에 치우침으로써 자칫 요가의 본질이 오도되는 요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요가가 절실한 현대시대에 우리 원불교의 통합활용의 선요가의 등장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생각하곤 한다. 대중들의 삶과 떨어지지 않고도 생활 속에서 통합적인 요가를 수행할 수 있는 교법과 수행체계는 세계 인류가 보편적으로 나아갈 수행법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세계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요가와 명상의 기반 속에 이미 진귀한 구슬은 너무나 다양하게 흩어져 있으니, 이제는 그 구슬들을 모아서 각자가 원하는 보배를 만들어 활용하게 도와주고 훈련시켜주는 일원교법과 활달한 교화의 큰 교운 앞에 그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대종사님과 선진 후진의 모든 출가 재가 도반들께 감사의 손을 모아 합장하게 된다.

올해도 7월25일~31일, 6박7일 동안 원불교 활선 훈련이 원다르마센터에서 열린다. 활선훈련을 통해 푸른 눈의 요기들이 진정한 통합요가의 진수인 원불교 선요가를 체험하고 그들의 생활로 돌아가 보보일체대성경의 원대하고 평온한 심경을 건설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선응용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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