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원 교도
지난 4월 중순경, 세계산업 흐름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배우고자 독일 하노버박람회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원광대학교 남유선 교수 부부를 만났다. 언어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부부는 안식년을 맞아 1년간 칼수루대학에서 지내며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변화하는 산업흐름을 관망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대학교육도 진정한 의미의 용합교육이 가능해질 테니 국가경쟁력 확보도 기대가 된다.

왜냐하면 69회를 맞이한 하노버박람회는 70여 개국이 6,550개의 혁신기술을 선보이며 65개국의 4,963개사가 참가, 방문객 수가 180,000명에 달하는 세계적인 박람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사회에 맞춰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유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독일의 모습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현재 제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을 추진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독일은 디지털을 이용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연결하는 CPS(Cyber Physical Systems)를 생산 공정과 유통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능적인 센서와 액터기술은 물론 사물인터넷을 통해 물리적인 객체가 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사슬에 연결된 모든 참여자들은 중요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가치창출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차별화된 소비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제조업 근로자들의 고령화, 에너지의 희소성, 중국과 아시아의 추격에 따른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이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세계경제를 리딩하는 것처럼 원불교 역시 100년의 역사 안에서 방언공사, 법인성사, 총지부 건설로부터 세계교화에 이르기까지 출가, 재가가 대신성, 대합력, 대봉공으로 기적과 감동을 이뤄내고 있다.

그러나 원기100년을 맞이한 지금, 원불교가 교화에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따라서 원불교의 교화성장에 대해 교도로서, 교당 교도회장으로서, 새종교 새불교로서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바르게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 이는 나 자신을 반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계를 구원할 결복교단 우리 원불교! 교화·교육·자선 3대 목표를 향하여 하나의 세상 즉, 일원회상을 건설하기 위해 교화 원동력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종교는 맑은 가난에서 시작하듯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자본위 교단을 만들고 교육, 훈련체계 및 고도화된 운영시스템 구축, 재가의 교정참여 확대, 재가 단체의 활성화, 출가교역자 처우개선 방안구축, 재가교도 거진출진 양성화, 영원한 교도 관리방안 구축, 외적성장이 아닌 내실 다지기에 충실하면서 교도 신앙생활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규 투자 결정의 경우 사전에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강도 높은 토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또 전국 600여개 교당은 사회 참여 활동에서 얻은 교도들의 전문적 지식을 교단 발전에 연결하는 재능기부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종교별로 재정투명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므로 교단의 감사기능도 강화해야한다. 재가 출가교도가 교단 운영의 원기 200년, 1,00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큰 틀을 지금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인간의 뇌를 10년 이내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로봇혁명에 따라 머지않아 현재 직업의 30%이상 없어질 것이라는 옥스퍼드대 연구보고서까지 나왔다. 따라서 기업활동에 있어서도 다양성과 이를 포용하는 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다양한 인재를 하나로 아우르고 개개인의 잠재력을 실현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기업만이 글로벌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교당, 세계인 모두가 찾고 싶은 법당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연결하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이미 시작된 지금, 이에 발맞춰 원불교의 세계주세교단의 현실을 꿈꾸어보자.

<잠실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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