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어서 어디로 가느냐' 동요 산토끼의 가사이다. 솜털뭉치 같은 귀여운 꼬리를 실룩거리며 깡충깡충 뛰어 가는 산토끼에게 관심을 가지고 어디 가는지 물어본다. 정말 앙증맞고도 사랑스러운 가사이다. 내가 어렸을 때 즐겨 듣고 불렀으며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즐겨 들려주는 동요이자 전 국민이 모두 아는 동요이다.

동요 '송아지'는 어떠한가?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동요 송아지의 가사이다. 동물 중에 가장 예쁜 눈을 가진 동물 송아지의 크고도 맑은 눈동자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그뿐인가? 엄마를 닮은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임을 인지시켜 주며 동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키워주는 아름다운 가사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개에 대한 동요는 없을까? 당연히 있다. '달랑달랑달랑 달랑달랑달랑 바둑이 방울 잘도 울린다. 학교 길에 마중 나와서 반갑다고 꼬리치며 달려 온다. 달랑달랑달랑 달랑달랑달랑 바둑이 방울 잘도 울린다.'

지금처럼 아파트가 한국인의 주거문화를 장악해 버리기 전 작든 크든 마당이 딸린 주택에 살 때 거의 모든 집이 개를 키웠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거의가 바둑이었다. 밖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었어도, 집에 왔는데 부모님이 안 계셔도 바둑이는 꼬리가 빠질 듯 있는 힘껏 흔들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동네 마실을 갈 때에도 따라 나와 나를 호위해 주기도 하고 손을 달라면 손을 주고 누워라면 눕고 온갖 재주를 부려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위 3곡의 동요 전체 가사를 모두 제시한 이유는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이 가사를 읽으며 동요를 부를 것이라는 추측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동물을 다루는 것이 동요 뿐일까? 절대 아님은 모두가 알 것이다. 동화책의 주인공은 절반이상이 동물이다. 사람을 대신해 먹보가 되기도 하고 심술쟁이가 되기도 하며 마음씨 고운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의 동심 속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던 동물들을 어른인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겨울이면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동물의 털과 가죽은 필요 이상으로 소비되고 있다. 거기에다 요즘은 더욱 좋은 품질의 모피를 얻기 위해 살아있는 상태의 동물의 가죽을 벗겨낸다고 하니 이는 분명 동물 학대이다.

토끼털 코트 1벌에 30마리의 토끼, 밍크 모피 코트 1벌에 55마리의 밍크, 친칠라 모피 코트 1벌에 약 100여 마리의 친칠라가 희생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수출되는 토끼털의 40%이상이 우리나라라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입는 것만이 아니다. 우연히 가게 된 고급 레스토랑에서 본 메뉴판에 고급스런 글씨로 적혀 있던 송아지 스테이크란 글자! 그 글자를 본 순간 얼어붙은 듯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송아지가 내가 알고 있는 그 귀여운 아기소 송아지가 맞는지 그 상황을 의심해 본 경험이 있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먹어야 하고 육식도 필요하다고 하지만 얼마나 호사를 누리려고 송아지까지 먹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마지막으로 입고 먹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의 즐거움 혹은 트렌드에 충실하기 위해 키우는 귀여운 강아지의 경우는 어떠한가? 아파트에서 키우기 위해 강제로 성대수술을 하는 것도 모자라 좀 크면 더 이상 귀엽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 유기견으로 만들어 버린다. 말 못하는 동물들은 할 말이 얼마나 많을까?

그 외에도 인간만 쌩쌩 달리고자 생겨난 많은 도로에서 죽어가는 로드킬 동물들, 여름이면 설치되는 전기충격 벌레퇴치기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는지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하고 작은 책임이라도 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상생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강북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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