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 등재

▲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팀장 이해문 박사.
▲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합쳐 모두 12건으로 늘었다. (사진=백제역사유적지구 통합관리사업단 홈페이지 '미륵사지의 봄')
백제의 옛 도읍지, 공주와 부여, 익산의 백제시대 대표 유산들을 한데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목록에 등재됐다. 그 의의와 배경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팀장 이해문 박사에게 들어봤다.

- 백제역사유적지구. 구체적으로 어디이고, 어떤 유산들이 있는가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왕가와 관련된 유산들을 묶은 것이다. 충청남도의 공주와 부여,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하고 있다.
백제는 역사상 세 곳의 도읍을 결성하게 된다. 맨 처음 오늘날 서울에 해당하는 한성을 건설했고, 침략으로 한성이 무너진 뒤에는 공주의 웅진성을 건설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여의 사비도성을 건설하게 되는데 백제역사유적지구로는 웅진과 사비시대 유산, 즉 백제시대 후기에 해당하는 유산들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 부여 관북리 유적(사적 제428호), 부여 부소산성(사적 제5호),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 부여 정림사지(사적 제301호), 부여 나성(사적 제58호),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 익산 미륵사지(사적 제150호) 등이 있다.

- 오래전부터 등재를 추진을 해왔던 것으로 안다. 언제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해왔나

2006년부터다. 그때부터 계획을 세워서 10여 년 노력의 결과로 이번에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계기를 얻었다.

- 유네스코 세계 목록에 등재되기 위한 기준이 따로 있는가

세계 유산 중 이번에 우리는 '문화유산'에 등재됐는데, 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6가지 요건 중 적어도 1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6가지 조건은 인간의 뛰어난 창조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교류를 보여주는 유산, 사라진 목록에 대한 독보적 증거, 인류사적 중요한 단계, 인류의 거주유형의 대표적 사례,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연관되어있는가이다. 이 6가지 중 1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이밖에도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면서 진정성이 있는 유산, 완전성이 있는 유산, 보존과 관리요건을 다 충족시켜야 한다는 여러 복잡한 조건들이 있다.

백제의 옛 도읍지
공주와 부여, 익산 대표 유산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 등재

공주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 관북리 유적
부소산성, 익산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등

좀 더 엄격한 유산관리 보존 의무 함께 부여


-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어떠한 가치가 인정받았나

이번에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백제역사유적지구가 기준을 충족시킨 요목은 한·중·일의 고대왕국들 사이의 불교의 확산, 건축기술 등의 혁신 등을 가져온 교류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또한 백제의 문화, 종교, 예술에 대한 독보적인 증거를 가진 유산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다.

- 결정회의가 독일 본에서 열렸다. 현장 분위기가 어땠는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과 한국간의 문화외교의 치열한 각축전이었다. 일본의 근대산업유산이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예년과는 달리 뜨거운 회의 분위기로 진행됐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됨으로써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되는가

일단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것은 말 그대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런 것은 지역관광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진다.

그보다 1500년 전 당대 최고의 건축기술, 도시계획, 예술, 사상들이 한차원 더 발전된 다음에 동아시아 곳곳으로 퍼져나갔음을 입증받은 것으로 우리 한국인들의 우월한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좀 더 엄격한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유산관리와 보존의 의무도 함께 부여됐다고 본다.

- 유네스코에서 먼저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해 모니터링을 권고했다라고 보도됐다. 맞는 이야기 인가

세계유산은 비록 대한민국의 유산이지만 세계인이 함께 보존해 나가야할 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보존관리에 대한 준엄한 요청이 요구되는데, 문화재 보호법이 정한 정기적인 조사, 이런 주기에 대해 좀 더 짧은 주기를 요청받았다. 구체적으로 문화재보호법은 정기조사를 5년에 걸쳐서 하고 있다.

유산 중에 벽화고분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좀 더 짧은 주기로 3년에 한번정도는 모니터링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권고를 받았다.

- 유산의 보호와 관리도 중요할 것 같다. 따로 계획이 있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것이 마냥 즐거워할 일은 아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라는 의무가 동시에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 부여, 익산이라는 떨어진 지역에 산재하는 유산이다. 이러한 유산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다보면 자칫하다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세 개 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유산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칭으로 '백제세계유산센터'를 설립하려고 구성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이 많지 않은가. 앞으로 등재 계획이 또 있는가

그렇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12번째다. 앞으로 2~3건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 준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서원들과 전통 산사, 또 서울의 한양도성 성곽이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자료 제공/원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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