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瀾軒上望  누각 위에 앉아 물결을 바라보니

逝者正如斯  죽는 것이 바로 이와 같구나

天理流行處  하늘의 이치로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니

人心有事時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면 사람의 마음도 그러리니


'우연히 읊다(偶吟)'-장흥효(張興孝 1564-1633 조선중기의 학자)

장흥효의 본관은 안동, 호는 경당(敬堂)이다.
김성일과 유성룡에게 배운 뒤에 정구의 문하에서 학문을 닦아 문명(文名)이 높았다. '경당문집'이 전한다.

장흥효는 관계진출을 단념하고 후진교육에 전념하여 제가가 수백 명이었는데, 특히 역학(易學)을 깊이 연구하였다. 그의 학문은 후대에 외손이며 정부인 장씨의 아들인 이휘일과 이현일 형제를 통하여 영남 퇴계학파의 주류를 이루었다.

맹자가 '仁者樂山 知者樂水', 즉 어진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처럼 이 시는 흐르는 물을 보고 세상의 이치를 통찰한 작품이다.

장흥효의 '벽에 쓰다(題壁)'는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에도 해당되리라.
懼爲福之基 忽是禍之門 毋忘敬肆間 聖狂從此分

두려워 조심함은 복의 근원이요, 경솔하게 날뛰는 건 재앙의 문이다.
공경함과 방자함 사이를 잊지 말라. 성스럽고 포악하게 되는 것이 여기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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