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광복 70주년이다. 36년간의 일제 강점기와 2차대전의 고통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일제가 종전과 항복문서에 서명을 하게 된지 70년이 된 것이다. 우리는 '광복 70주년'이라 표현하지만 북쪽은 '해방 70주년'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우리는 '광복절'이라고 부르고 북쪽은 '조국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는 데 따르는 자연스런 차이이다.

그러나 호칭이 다른 이면에는 기념하는 의미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광복'은 빼앗긴 주권을 찾는다는 의미가 있다. '잃었던 빛을 되찾는 것', 즉 원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독립국가였던 우리나라가 36년동안 상실했던 독립을 되찾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북쪽이 호칭하는 해방은 의미가 사뭇 다르다. 북쪽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항일빨치산세력의 집요한 무장투쟁에 의해 해방을 쟁취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남쪽은 미국의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자폭탄 투하 등으로 태평양 전쟁 승전으로 인한 주어진 해방이라는 인식이 보편화 돼있는 반면 북쪽은 일본군의 주력부대가 있는 만주에서 '눈보라 만리, 혈전 만리를 헤치며 장기간의 피어린 항일대전을 벌려 조국해방을 성취'한 날이라고 의미 짓고 있다.

어찌됐건 8.15는 남과 북의 유일한 공통의 국가 기념일이다. 광복 70주년과 6.15공동선언 15주년을 맞이하여 남과 북이 민족공동행사를 하기 위해 연초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5월초에는 중국의 선양으로 달려가 남과 북의 민간대표들이 모처럼 만에 만나서 6.15공동선언 15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위한 진지한 협의를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분산개최를 하게 되었고, 코앞에 다가온 광복 70주년 민족공동행사를 위해 지난 7월23일 에는 개성으로 가서 1차 실무접촉을 하였고 7월31일에 재차 접촉을 하기로 하였으나 무산되었다.

광복 70주년 민족공동행사는 이미 북한이 계획을 발표해 놓고 있다. 북측에서 준비하고 있는 8.15행사 계획에 의하면 행사명칭은 '조국해방70돐기념 민족통일대회'이고, 행사 기간은 8월13일~15일, 행사내용은 8월13일에는 자주통일대회 백두산 출정식 14일에는 평양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환모임 그리고 15일에는 자주통일 결의대회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시기에 남북 민간이 늘 해온 것처럼 원만한 민족 공동행사가 되려면 행사의 내용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이고도 실무적인 협의가 지금이라도 이뤄져야 한다.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이 올해에 '한울안 한이치에 한집안 한권속이 한일터 한일꾼으로' 통일의 시대를 전환적으로 활짝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교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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