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 지원 펀드 조성
소규모 스터디 그룹
원불교학과 서울학습센터 운영

교정원이 서울로 이전 해야하는 첫 번째 과제로 필자는 '전무출신들의 전문성 강화'를 제안한다.
전무출신의 전문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교정원 서울이전은 세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소도시인 익산에서의 독자적 생활을 마치고 서울, 즉 대도시에 '참여'하게 된다는 의미다.

둘째 익산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누렸던 독점적 지위를 버리고 무한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셋째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조직들은 한결같이 공급자, 즉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수요자인 고객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고 행동한다. 즉 교정원이 서울로 이전한다는 것은 단순히 위치와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단 전체의 사고와 행동, 그리고 의사결정의 중심이 고객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교정원 서울시대의 교무의 전문성이란 무엇인가.
이는 교화에 필요한 전문성, 시대에 적합한 전문성, 이웃 종교의 교역자들에 대비한 전문성이라 할 수 있다.
먼저 교화에 필요한 전문성이란 법강항마위 이상의 마음씨 좋은 교도들이 아니라 예비보통급의 까다로운 교도들이 요구하는 전문성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설법능력, 신앙상담기술, 참여방식의 법회 운영기술, 민주적 교당운영 능력, 그리고 효과적인 법의문답시간 운영능력 등일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교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의 실제수준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표현하는 능력의 수준이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시대에 적합한 전문성이 있다. 우리 교법을 시대에 맞게 '해석'하는 전문성과 시대에 맞게 '표현'하는 전문성으로 나눌 수 있다. 요즘 유튜브를 통해 들불처럼 퍼지고 있는 불교계 모 스님의 법설을 들어보면 시대에 맞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이웃종교 교역자 대비 전문성도 내용과 방법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내용면에서는 교무들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탁월하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방법적인 측면이다. 교도들의 눈높이와 시대에 맞게 전달하는 기술이 전문성이다. 서울시대의 교정원은 바로 이 부분의 보강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무출신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단은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가칭 '전무출신 평생학습 지원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교육으로 평생을 버틸 수 있는 직장인은 흔치 않다. 전무출신들은 출가 후 교육받을 기회가 1년에 1회 일주일 전무출신 훈련과 역량개발교육국에서 급수별로 진행하는 2박3일 역량개발교육이 전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전무출신 평생학습 지원 펀드'를 교정원과 재가교도들이 힘을 합해 조성해서 전무출신들에게 해외 어학연수와 국내외 석·박사 과정, 리더십, 갈등관리, 심리상담, 코칭, 멘토링, MBTI 등 본인이 원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자유자재로 참여하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둘째 재가 전문가들과 교무들이 함께 공부하는 소규모 스터디 그룹을 제안한다. 이는 효과적인 설교운영, 법회운영, 교화협의회 운영, 신앙상담들을 교도들의 눈높이에 맞게 단련시키는 모임을 말한다. 이웃종교의 우수사례를 배우고, 재가 출가교도가 힘을 합쳐 실행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

셋째 가칭 '원불교학과의 서울 학습센터(Learning Center)'를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예비교무들이 방학 기간뿐 아니라 수시로 현장 감각을 기를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나아가 원불교학과 교수들의 교수 역량 강화와 교수법 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치교당, 전북대 경영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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