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눈을 주신 이유는 자신과 은혜 발견하라는 것
이제는 불평의 눈을 내려놓고 감사해야 할 때

▲ 정수인 교도 / 부곡교당
강연 준비를 하던 어느 날 눈에 들어 온 책이 윌 보웬 목사의 〈불평 없이 살아보기-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이었다. 보웬 목사가 불평 없이 살아보기 운동을 한 계기는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어떤 신부가 불평을 자주 했는데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고 새벽에 성당복도를 오가면서 혼자 중얼거렸더니 새벽기도 온 교우들이 "우리 신부님은 방언도 참 잘하신다"는 얘기를 하는 걸 듣고 놀라서 다시는 드러내놓고 불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대개 하루 평균 15~30회의 불평을 한다. 밴드를 한 손목에서 다른 손목으로 옮기지 않고 21일간 불평을 참아보기로 하는데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21일을 보내려면 평균 4~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왜 21일인가? 새로운 행동을 습득해서 습관을 만드는 데 21일이 걸린다고 한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부화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불평 없이 살아보기 운동을 하다보면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전보다 행복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원불교의 유무념 공부와 감사생활로 자연스레 연결이 된다. 좌산 상사는 마음공부란 유념, 무념을 단련하는 공부이며 주의력과 집중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념의 공부는 일체 인류를 고해에서 낙원으로 이끄는 묘방이며 세상이 복잡해지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절대적이고 필요불가결하다고 말씀했다.

원불교에서는 일찍이 유념한 것은 흰콩, 무념한 것은 검정콩을 유무념 대조도구로 사용해 실생활에 대조하게 하는 태조사법과 유무념 계수기, 유무념 시계 등을 보급해서 육근을 사용할 때 유념으로 했는지 무념으로 했는지 대조하여 늘 유념하며 살아가도록 했다. 교단 차원에서 교도들의 마음공부를 돕기 위해 여러 유용한 도구를 개발, 보급하였는데 묵은 교도인 필자조차도 가치를 알지 못하고 제대로 쓰질 못했다.

전생에 공부해 놓은 게 얼마나 미약했던지 덧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요즘은 약간의 공부심이 일어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니 스승들이 반겨준다. 생각, 마음, 행동이 삼위일체되어 함께 움직이니 보이는 것들이 더 많아졌다. 소태산 마음학교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스승의 책도 펼쳐보게 되었다. 특히 원불교 수행일기 앱에 유무념대조 앱이 있어서 시대에 맞게 마음공부를 할 수 있게 해놓아 여러 교도들 생각도 알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불과 몇 해 전 불평을 없애자고 일명 보라색 팔찌 운동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음을 상기하면서 일찍이 대종사가 펴 놓은 원불교의 마음공부 실천법이 고루 세계에 전해진다면 그 행복의 물결은 어떤 파동으로 다가올까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고 태어났다. 행복은 감사생활에서 시작되기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겐 감사할 일이 자꾸 생기게 된다.

〈대산종사법어〉에 '진리가 우리에게 두 개의 눈을 주신 이유는 안으로 자기의 마음을 보고, 또 하나는 밖으로 은(恩)을 발견하라고 주신 것이다'는 말씀을 받들어 이제 불평의 눈을 내려놓고 그 자리를 감사로 채워 행복한 삶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지난 주 소태산 마음학교가 부산에서 열렸다. 은혜지도를 그려보니 쌀 한 톨 속에도 수없이 많은 은혜가 들어있음을 깨달았고, 원망을 비우고 감사를 나누면서 당일부터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하니 본래 내 마음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감옥과 수도원의 공통점은 세상과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불평을 하느냐, 감사를 하느냐 그 차이다. 감옥이라도 감사를 하면 수도원이 될 수 있고, 수도원이라도 감사를 할 줄 모르면 감옥이다"고 했다.

올가을엔 내 마음의 감옥을 과감히 탈출해서 보은하며 감사생활로 튼튼하고 안락한 새 집을 지어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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