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리더가 마음을 얻는다'

▲ 혜민 스님.
종교계의 차세대 리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개신교는 하용조 목사 후임으로 온누리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재훈 목사를 비롯해 꿈의 교회 김학중 목사,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등이 교계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40대의 젊은 세대로 시대감각과 설교능력을 겸비해 신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불교계는 차세대 리더로 혜민 스님을 꼽고 있다. 지난 9일에 인천 계양구청에서는 750여 명의 관객이, 그 전일 8일에는 공주시민대학에서 600여 명의 시민이 혜민 스님의'마음치유 콘서트'에 모였다.

이들 앞에서 마음을 이야기하고 자기치유에 대해 느낌 있는 언어로 이끈 혜민 스님. 그는 강단에서 특유의 유머와 감동이 담긴 강연을 펼쳤다. 종교, 성별, 가치관을 뛰어넘어 내 안의 사랑을 일깨워 나와 남을 치유하는 방법, 우울증 해소와 자존감을 회복, 상처받은 자기를 치유하는 명상의 시간,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는 멘토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내가 독약을 먹고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며 "미워하기보다는 상대방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까닭을 이해하고 공감하라"고 청중들에게 주문했다.

그의 강연을 듣노라면 가정과 직장 등 여러 가지 생활을 하면서 일어난 미움, 열등감, 소외감 등 누구나 갖게 되는 감정들을 어떻게 해소시켜야 하는지 속시원하게 해결된다.

혜민 스님은 2012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우리나라 종교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인 승려 최초의 미국대학교수, 팔로워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 가장 영향력 있는 SNS 스타, 이 시대 20대를 위로하는 소통종결자, 힐링멘토 1순위 등 수많은 수식어로 그의 인기를 실감나게 한다.

그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된 비결은 뭘까? 그건 바로 듣는 이가 가장 가려워하는 곳을 잘 알아 그 치유법을 아주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요즘 청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취업문제. 그는 "취업은 내 능력이 부족해서 뽑히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 말한다. 이 이야기 속에는 청년들이 괴로워 하는 취업 문제가 본인들도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또다른 문제가 들어있음을 주지시켰다.

그는 대학교수가 되기 전 면접을 보고 떨어진 일화를 소개하며, "나중에 교수가 된 후 알고 보니, 면접에서 떨어진 대학에서는 나를 싫어해서도, 내 능력이 부족해서도 뽑지 않은 것이 아님을 알았다"며 "내가 가진 능력은 인정했지만, 단지 다른 능력을 원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직장 취업 면접에 떨어졌다 해도 '내 자신이 못났다'는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것, 청년들이 안고 있는 취업 문제 속에 청년들의 또 다른 고통을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사람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부드럽고 재미있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은 듣는 이들을 깨어나게 한다.

그는 "나이 든 어른들이 나를 보며 성철 스님이나 법정 스님같은 큰 스님이 되라고 말할 때마다 하는 대답이 있다"며 "'예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혜민 스님이 되고 싶어요'라고 한다"며 청중에게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내 자신은 내 자신일 뿐, 누구처럼 되려고 하면 평생 짝퉁밖에 되지 못한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내 자신으로 살려고 노력해라"고 말해 가벼운 유머가 진한 감동의 메시지로 청중의 호응을 얻었다.

그의 강연은 연일 매진이다. 그의 말 속에는 신비한 소통이 존재한다. 그의 강연을 듣노라면 청중은 가슴과 가슴이 오가는 묘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소통하는 리더가 마음을 얻는다'라고 했다. 언제나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가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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