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교단 교단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이리보화당이 원기 100년을 맞아 창립 80년 역사를 정리했다. 〈이리보화당 80년사〉는 값지고 알찬 책으로 엮어졌다. 방대한 역사의 정리작업을 맡은 사람은 총산 박달식 교무다.

이리보화당은 혈심가진 선진들이 소태산 대종사의 성지(聖志)를 받들어 창설하고, 발전시켜온 교단 산업계의 표상이다. 일산 이재철, 도산 이동안, 공산 송혜환을 비롯한 공심의 사표적 선진들이 신성을 바치며 땀흘려 가꿔온 보배 중 보배이다.

원기26년 도산 이동안이 40세에 병환으로 갑자기 열반에 들자, 소태산 대종사는 "우리 교단의 전 힘을 들여서라도 가는 동안의 생명을 구할 수 없느냐"며 애통해 했다. 도산 선진이 혈심혈성을 가진 무아봉공의 화신(化身)이었기 때문이다. 원기 41년 공산 송혜환이 52세에 열반에 들자, 정산종법사는 "공산의 알뜰한 봉공 정신과 창립 공로는 회상의 발전과 아울러 한없는 세월에 길이 빛날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리보화당에 근무한 수많은 재가출가 임직원들은 이재철, 이동안, 송혜환 등 창립기 선진들이 본을 보인 신심과 공심을 표준삼아 산업계에 있으면서도 수행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원불교 굴지의 산업기관인 이리보화당은 영육쌍전·이사병행·제생의세의 이념을 구현하고 공익사업의 기초를 닦으며, 중앙총부의 유지 후원과 교단의 각종 사업을 지원하면서 익산, 서울, 전주, 대구, 대전, 부산, 제주, 광주, 군산, 충무, 안양, 성남, 미주, 호주 등지에 보화당 및 원광한의원을 설립하는 모체가 됐다. 이 세상 인류 동포 건강을 빌며, 몸과 마음 쌍전하여 널리 화하게, 스승님들 크신 원력 뭉친 이 도량, 제생의세 터를 닦는 우리 보화당. 범산 이공전 종사가 작사한 보화당 노래이다.

이리보화당 사장 김학종 교무는 발간사를 통해 "초창 당시부터 개척하고 발전시킨 선진들의 정성과 노고에 마음 깊이 존경과 감사를 올린다"고 했다. 또한 그는 "평생 교단의 언론기관에 근무하며 역사의식이 남다르고 교단의 흐름을 관통하고 있는 박달식 교무가 기꺼이 집필의 수고를 담당해서 무게있는 책이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교단의 양대 언론기관인 원불교신문사와 월간 원광의 사장을 역임하고, 정년퇴임을 한 박교무가 시간을 소일하는데 쓰지 않고 교단의 중요 분야사인 〈이리보화당 80년사〉를 집필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고 장한 일이다.

박달식 교무는 책 서문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무슨 일을 하면서 남은 생을 보람있게 살까 생각했는데, 이리보화당 80년사의 정리가 그 첫 작업이 되었다"며 "이 책이 보화당의 정체성을 견고히 세우고, 창업 100년을 향해 새롭게 나아가는 희망의 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박 교무처럼 퇴임한 전무출신들이 각자의 소양에 따라 교단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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