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중생을 윤회로부터 벗어나게 하리니

깨달을 때까지 듣다

"대승의 보살 계승 운동을 하고 있는 주역들인 양가집 총각 처녀 규수(선남자 선여인)들이 진리에 대한 대서원(아뇩다라삼먁삼보리Anuttara samyak sambodhi 無上正等覺)을 세우고 발심한 경우 어떻게 그 마음을 두고 어떻게 마음을 유지해야 합니까?"라고 수보리가 부처님께 질문을 한다.

그러자 부처님이 "참 착하고 착하다. 수보리야 너의 말처럼 부처님은 모든 보살을 잘 보호하고 잘 격려해 준다"고 하시고 "너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반드시 너를 위하여 이르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대서원의 발심을 하였으면, 마땅히 이와 같이 살 것이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리라"고 했다.

금강경 처음에 시작되는 여시아문에서 문(聞)은 "그냥 내가 들었다"는 수동형이라면 여기에서 청(聽)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듣는다는 능동형이다.

수보리는 모든 수행자의 대명사일 뿐이고 청(聽)은 깨달을 때까지 듣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부처님은 "깨달을 때까지 능동적으로 법문을 들으라" 하고 말씀하신다.

이에 수보리는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즐겁게 듣고자 원하옵니다"하였다. 우리도 수보리와 같이 정말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大乘正宗分 第三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諸菩薩摩訶薩이 應如是降服其心하나니 所有一切衆生之類에 若卵生과 若胎生과 若濕生과 若化生과 若有色과 若無色과 若有想과 若無想과 若非有想非無想을 我皆令入無餘涅槃하야 而滅度之하리라 如是滅度無量無數無邊衆生호대 實無衆生得滅度者니 何以故오 須菩提야 若菩薩이 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하면 卽非菩薩이니라

마하보살의 의미

3장은 '대승의 바른 종지'를 설한 장이다. 과거 회상은 일여래 천보살이라 했고 우리 회상은 천여래 만보살이라고 한다. 여래의 문호가 석가모니 부처 한 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공부하면 여래가 될 수 있다는 대종사의 대승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 3장에서는 그런 대승의 뜻이 잘 밝혀져 있다.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모든 보살과 마하살이 응당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나니라"고 하셨다. '마하살'은 '마하보살'의 준말이고 '마하'라는 뜻은 '크다'라는 뜻으로 마하살은 '대보살' '큰보살'의 뜻이다. 육조 혜능은 "마음이 경계나 티끌을 당해서도 청정한 사람이다"고 해석했다.

중생이란 누구인가

존재하는 일체중생의 종류는 9가지이다. '중생(衆生)'이란 산스크리트어 '사뜨바sattva'의 번역인데 현장은 '유정(有情)'으로 번역하였고, 좁은 의미에서는 인간만을 가리키나 정확하게는 식물을 제외한 자의식을 가진 생명체를 지칭한다.

종류로는 "알에서 태어난 것, 모태에서 태어난 것, 물에서 태어난 것, 갑자기 태어난 것, 형태가 있는 것, 형태가 없는 것, 지각이 있는 것, 지각이 없는 것, 지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것, 이것들을 내가 다 남김없이 온전하게 열반으로 들게 하여 멸도하리라"고 했다.

인도인들의 중생 분류법

여기에서 인도사람들의 생각의 세계를 유추할 수가 있는데 중생을 분류하는 방법 세 가지가 있다.
태어나는 모습이 탯줄로 태어나는 것이며, 알로 태어나는 것이며, 물기가 있는 곳에서 태어나는 것이며, 근거 없이 홀연히 태어나는 것으로 도깨비나 신 지옥에 있는 중생들을 말한다. 이렇게 인도는 태어나는 형식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하였다.

신(神)의 나라인 인도의 전통적인 분류방식으로 형태의 유무에 관한 분류로서 첫째, 유색(有色)은 형태를 가진 모든 생물이고 둘째, 무색(無色)은 형태가 없는 신들이다.

세 번째 분류는 지각의 유무에 초점을 두어 3종류로 분류하였다. 유상(有想)은 오관(五官)의 지각을 가진 존재이며, 무상(無想)은 물리적 오관의 지각을 가지 않는 천상(天上)의 존재들이며, 비유상비무상(非有想非無想)은 지각을 가졌다고도 안 가졌다고도 말할 수 없는 지고(至高)의 신(神)들이다.

이와 같이 인도인들은 중생을 3가지로 분류하고 이를 모두 구류중생(九類衆生)이라고 한다.

열반의 종류

부처님은 이 모든 중생을 윤회로 부터 벗어나게 하여 열반에 들게 하겠다고 하신다. 열반(涅槃 nirvana)에는 유여(有餘)열반과 무여(無餘)열반의 두 종류가 있다.

유여열반은 남음이 있는 것으로 윤회를 계속하게 만드는 오온(五蘊-色·受·想·行·識)의 집적(集積)이 남아 있다는 것이고, 무여열반은 오온이 사라지고 열반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열반에 들게 하여 모두 멸도 시키겠다는 것이 부처님의 뜻이다.

멸도(滅度)란 깨달음의 완전한 세계로 범부 중생들이 사는 차안(此岸)에서 부처님이 사는 피안(彼岸)으로 옮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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