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 패러다임 변화와 공감대
해외법인 전문적 정책관리 시급

▲ 원기100년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교정원, 감찰원, 정책연구소, 교헌개정특별위원회와 원불교100년성업회 업무보고가 진행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자유발언 때도 단원들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단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구성원들간의 원활한 소통을 주문했다.
9월 22~23일 열린 출가교화단 총단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일본 치바법인 문제와 교정원 서울이전에 대해 집중 논의됐다. 교정원과 감찰원, 원불교정책연구소 업무보고에 이어 교정협의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단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감찰원 서대진 사무처장은 "지난 8월31일, 감찰원 산하 치바법인 관련 조사위원회가 공개한 중간보고서 이후 대중들의 의견을 수합해 왔고, 지난 16일 최종결과보고서를 접수했다"며 "이번 제103회 감찰위원회에서는 독립성과 객관적 자료 확보를 통한 조사위원회의 결과보고서를 신뢰하고 수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 사무처장은 "향후 각 시기별, 쟁점별 논란에 대한 교단법과 실정법의 법리적 해석에 근거해 심도 있는 분석과 사실 확인을 통한 검증과정을 거칠 것이다"며 "관련인 책임문제와 행정기관에 문제해결에 대한 촉구 사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지속적인 해외법인 관리에 대한 총체적 점검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질의응답에 앞서 연단에 선 조정근 원로교무는 치바법인과 관련,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조 원로교무는 "원불교 100년,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운이 좋은가. 100년 성업에 하늘도, 땅도, 사람도 응해서 전 세계에 일원화가 활짝 피길 염원한다"며 "이번 치바법인과 교단이 당면한 현안들이 원불교란 거대한 나무를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다. 당시 교정의 책임자로서 후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고 유감을 표했다.

금천교당 김주영 단원은 "감찰원 감사의 최종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치바법인의 위급성을 인지한 만큼 환수와 청산절차를 밟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전주원광장애인복지관 이군도 단원은 "20년 전 최초로 출발했던 교화와 사업의 공존에 문제해결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치바와 오까야마 법인에 책임역원(이사진)으로서의 참여와 교화를 위해 교역자가 파견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산성지고등학교 배은종 단원은 "지금까지 이 일로 인한 교단 내 불신을 일소해야 하고, 감찰원과 전문기관에 이 문제를 맡겨야 한다"며 "해외법인에 대한 경험 부족을 전문성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일본교화의 정책적 접근을 제언했다.

연산교당 서영수 단원은 "일본교구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해답을 교단이 내 줘야 한다"며 "총부와 교구, 교무들과의 불신의 벽을 이번 기회에 허물어야 하고, 치바법인 문제 해결에 교단이 큰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동교당 김상호 단원은 "국제부장을 역임하면서 일본법인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며 "일본법인은 교화와 교육사업의 방향에서 협력해야 한다. 교단과 일본법인이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준 단원은 "아쉬운 것은 출가교화단 총단회 이전에 치바법인 건의 최종 보고서가 나와야 했다"며 "결국 총단회 이후 공표하게 돼 중앙교의회 때 다시 논의하게 된다. 수위단회의 조정역할도 아쉬운 부분이다"고 언급했다. 유성교당 민성효 단원은 "그럼 현재 교정원이 가지고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를 질의했다. 이에 최심경 국제부장은 "치바법인 이사진 회복과 교무 파견, 혹은 법인을 해산시키자 등의 의견이 있다"며 "10월 감찰위원회에서 결론이 나면, 일본교구장과 협의해 방향을 잡아가겠다. 하지만 일본법인과의 관계는 고도의 협상 기술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이번 총단회에서는 '교정원 서울이전'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상균 기획실장의 안건 설명이 있은 후 대중의 질의가 이어졌다. 서이리교당 이남현 단원은 "교화 패러다임 변화 없이 교정원 서울이전은 문제가 있다"며 "대중들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호준 단원은 "서울이전에 대한 교단사적인 근거 자료가 부족하며 대종사께서는 서울보다는 계룡산을 더 많이 말씀하셨다"며 "교정원 서울이전이 결정되면 후임 종법사가 이를 감당해야 하는데 그 경륜을 잘 이어갈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의령교당 이정화 단원은 "정부는 세종시 행정복합도시나 혁신도시 등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게 왜 교정원 서울이전을 추진하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답변에서 이상균 기획실장은 "교화 패러다임 모색을 위해 교정원 직제 개편 등을 모색하고 있고, 전담 기획팀이 꾸려져 세부적인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며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은 수위단회 의결이 있은 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획실장은 "오늘은 공론화의 장이다. 교정원 서울이전은 원100성업 위원총회나 〈원불교신문〉을 통해 끊임없이 논의를 해왔다"며 "서울 이전에 대한 좋은 의견들을 이 자리 또는 총단회가 끝난 후에도 의견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지방분권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지방 분권이 되면 될수록 오히려 서울이나 수도권으로의 집중화가 되고 있다"며 "서울 집중화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서울 교도들은 교정원 서울이전이 늦은 감은 있지만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교단 원활한 소통문화 정착
구성원 참정권 확대 요청

원기100년 출가교화단 총단회는 자유발언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이날 자유발언에는 교단의 소통문화 정착, 재가 출가교도 참정권 확대, 총단회 참석률 저조에 따른 우려와 개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교단의 올바른 소통문화 정착에 대해서 문화교당 최경도 단원은 "최근 출가교역자광장 통합게시판(이하 통합게시판)에 한 교역자가 '글쓰기' 제재 받는 사례가 있었다. 이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일이다"며 그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이상균 정보전산실장(기획실장 겸직)은 "예전부터 통합게시판 내에서 출가교역자 간 불신조장 풍토가 불거져 교정원에서 많은 고민 끝에 통합게시판 규정을 만들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위험 수위가 높은 게시글이 올라와 조치를 취했다"며 글 작성 외에는 다른 권한에는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서이리교당 이남현 단원은 "지난 1년7개월간 진행된 교헌개정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중지됐지만, 가장 쟁점이 됐던 재가 출가교도의 참정권 확대에 관해서는 교헌개정 소위원회에서라도 반드시 다뤄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금천교당 김주영 단원은 현재 교단의 대부분 의사결정이 종법사에게 집중돼 있음을 문제 제기했다. 이에 황성학 총무부장은 "교헌상에는 종법사의 권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인사나 교정 행정 등 많은 사안이 종법사의 재가를 얻어 진행하는 건 아니다"고 대변했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총단회 참석률 저조에 따른 아쉬움도 제기됐다. 남원교당 정인덕 단원은 "시대가 개인주의로 나가다 보니 우리 교단도 그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것 같다. 총단회는 교단의 중요회의기구이자 교역자 간 단결을 결집하는 협의체이다. 수위단회사무처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참석률 높이는 데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마무리 발언에는 남궁성 교정원장이 단상에 올라 출가교역자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교정원에 대한 신뢰를 당부했다.
1박2일의 일정을 마무리한 출가교화단 단원들은 해제기도로 다시 마음을 모았다.

공동취재단 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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