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쯤 가정에 큰 우환이 닥쳤다. 대학 졸업을 앞둔 둘째아들의 갑작스런 발병이었던 것이었다. 신장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서 이식 수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그때 마음은 암흑이고 지옥이었다.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하는 원망하는 마음이 앞섰다. 교당에서는 교무님이 걱정을 하고 한국에 있는 어머님은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우리 다함께 사은님께 매달리자"고 했다.

나는 그때 비로소 진정한 기도를 시작했다. 일백골절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아들만 살릴 수 있다면 이 목숨까지도 불사하고 남은 생은 대보은자로 살기로 다짐하며 온통 기도에 메달렸다.

그 와중에도 어느 날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나는 6.25 동란을 겪었다. 그때 나는 교당을 좋아해서 수시로 교당을 드나들었고 교무님이 없을 때는 부교무를 지켜드린다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교당에서 잠을 자곤 했었다. 그 어린나이에도 법신불사은님의 위력을 굳게 믿었던 내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나! 모든 것을 사은에게 맡기고 아들의 건강을 빌고 또 빌었다.

아들을 위해 기도를 하다보니 세상에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환우들에 대한, 그들의 가족에 대한 기도도 동시에 이루어 졌다. 그때 진정한 기도의 위력을 체험했었던 것 같다.

우주의 기운이 나를 둘러싸고 보호해주는 느낌, 허공법계가 은혜와 신령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진리가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온한 마음과 함께 찾아온 것은 아들의 신장 수증자와 성공된 수술이었다. 너무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가족들 모두는 기도의 위력과 법신불 사은님의 호념을 함께 체험했고 동시에 대보은자로서 살아갈 것을 다짐했던 것이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 후로 줄곧 지금까지 기도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원불교 법은 사람을 완전히 바꾸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사은의 크신 은혜로 기도의 위력으로 다시 행복한 가정이 됐다. 기도는 삶의 에너지이고 무궁한 희망을 주는 원동력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오늘도 기도를 통해서 에너지 충전을 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뉴욕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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