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봉사가 교화 키워드다

요즘 교당 교화의 추세는 지역사회 봉사와 문화교화가 대세를 이룬다. 교당이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는 시대의 흐름과도 코드가 맞다. 현대 사회에서 고립은 퇴보를 상징하고 성장을 위해서는 연대와 연계, 융합, 통섭으로 가야 어느 조직이나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울교구 서울교당 봉공회원들이 소외계층을 위한 반찬만들기로 지역사회를 보듬고 있다.

반찬봉사로 소외계층 보듬다

서울교당의 교화는 지역봉사와 문화교화로 요약된다. 지역봉사는 대각개교절 맞이 은혜의 쌀 나누기(20kg 100포)와 반찬봉사 활동이다. 특히 반찬봉사는 김은원 교당봉공회장을 비롯한 봉공회원들이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매달 3번째 금요일에 배달하고 있다. 이날은 봉공회원들이 반찬재료를 사와 손수 반찬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준비한다.

서울교당 박성연 교무는 "은혜의 쌀 나누기 행사를 12년 넘게 꾸준히 해 오면서 행정기관과 지역사회와 소통해 왔다"며 "6년 전 부임해 교당 주변에 쪽방촌이 있다는 점을 착안해 반찬봉사를 기획했고, 지금은 15가구까지 늘려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봉공회원 10명~15명 참여하는 반찬봉사는 오전10시부터 반찬을 만들기 시작해 오후3시에 직접 배달하는 것으로 끝난다. 소외계층에 대한 속 깊은 배려는 올해 용산구청의 자원봉사 표창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표창이다.

또한 서울교당은 한국무용교실과 선방, 교당합창단, 각종 동호회, 수요법회 등으로 문화의 색을 입히고 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김유리 교도의 지도를 받는 12명의 교도는 교당이나 교구 행사에 매번 공연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왔다. 교도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동호회 활동도 눈에 띈다. 등산반은 매달 1번씩 서울 근교 산을 등반하면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청년회는 25일 '청년회 기금마련 일일찻집 다함께 차차차'를 교당에서 진행했다. 기금마련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일반인이나 비교도들이 부담 없이 교당을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년 진행해 오던 친구 초대법회를 일일찻집 콘셉트로 바꾼 것이다. 더불어 교당은 수령 150년이 넘은 은행나무 3그루(보호수)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지역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도 계획 중이다.

▲ 충주교당은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로 교화를 디자인하다

충주교당은 (사)국제차문화교류협력재단 충주교육원을 설립해 차 문화로 지역교화의 외연을 넓혔다. 은혜지역아동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교당은 교당 별채에 차 교육원을 마련, 바리스타와 전통차 교육생을 꾸준히 배출해 내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된 교육생들은 교화의 시너지뿐 아니라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해 문화가 있는 마음공부 도량을 만들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교당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리교당은 몇 년 전 교당 1층에 '이룸카페'를 개설해 교도들의 쉼터 겸 공부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원광자활센터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 이룸카페는 교화단회, 세미나, 청소년법회 등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신앙적 무게감이 있는 법당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운 공간으로써 카페활용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리교당 조명도 교무는 "법당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청소년법회 장소로 많이 활용하고 있고, 교도들을 만날 때도 부담없이 이용이 가능해 교화활동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아교당의 '둥근카페', 대치교당의 '고양이마실찻집과 북카페' 등 교당 특색에 맞는 카페운영으로 교도들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교당의 개방성을 높이고 있고, 산수교당은 처음부터 교당 설계에 문화센터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교도와 일반인들의 높아진 문화적인 수준에 교당이 대응했다고 보인다. '원광선문화센터'는 갤러리 숲으로 초대작가전을 비롯해 지역에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교당 카페는 세미나실, 영화감상, 시 낭송회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지역이나 교도들의 요청에 따라 북 카페로 전환할 수 있고, 훌륭한 회화공부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전주교당 1층에는 청소년 두드림카페가 입주해 있다. 교당이 전주시 중심가에 있다는 이점을 살려 청소년 자활의 장과 교도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잘·함은 신앙운동

가족이 행복한 감사잘함
속 깊은 신앙생활로 인도

▲ 감사잘함 노래는 원포털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교정원 교화훈련부가 주관 감사잘함 사례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감·사·잘·함은 원불교100년을 기념하며 가족교화를 위해 준비한 프로젝트다. 교화훈련부는 올해 대각개교절 포스터와 함께 '감·사·잘·함' 포스터를 전국 각 교당에 배포했다. '원불교100년 낙원공동체의 공동유무념'이라는 별칭이 붙은 감사잘함 운동은 생활 속 새로운 신앙운동이다.

요즘 교당에 가면 '감사해요~사랑해요~잘했어요~함께해요~'라는 휴대폰 벨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린다. 풍류음악가 임동창 씨가 작곡한 감사잘함 송은 두 가지 버전으로 벨소리가 만들어졌다. 원포털에서 벨소리와 악보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남중교당 김태연 교무는 "감사잘함을 공동유무념으로 하고 있고, 상시일기 기재를 통해 다양한 항목으로 감사잘함을 실천하고 있다"며 "교도 개인에게 맞는 항목을 선택해 공부하도록 했고, 교화단회를 통해 단원, 가족 등으로 확산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운동이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 힘들게 한 사람에게 더욱 불공하게 한다"며 "감사잘함은 교법의 다른 표현이고, 긍정적 불공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든 병마를 유무념공부로 극복'이라는 사례를 제출한 남중교당 라혜안 교도는 "신앙생활을 잘 해오던 중 어느 날 갑자기 '황반변성'이라는 병을 얻게 됐다"며 "그런데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1년 후에 다른 눈마저 같은 병이 발병해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그때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유무념공부는 놓지 않았고, '내적 부분인 마음이 왜 아프지, 어째서 아프지'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져 아픔의 근원을 찾아갔다. 통증을 느끼고 있었지만 '마음이 병마가 들었구나'는 것을 깨닫고는 통증에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감상을 전했다. 공부의 중심에 감사생활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해교당 김하경 교도는 "권도갑 교무의 가족캠프를 처음 접했을 때 하나도 감사할 것이 없는데 감사하라 해서 욕이 나왔다"며 "가족간(엄마, 남편)의 불화와 딸의 교육문제로 답답하고 외로웠던 나는 교법을 만나 일기기재와 문답감정으로 내 마음병(분별성, 주착심)을 발견하고 치유했다. 그 사이 교당을 안 지 6개월이 지나서 가족봉사단 활동(월1회)도 시작했다"고 서술했다.

그는 "처음 심고는 '대한민국, 김해교당, 남편직장, 내 직장, 딸 학교, 우리가정이 원만하기'를 기도했는데 지금은 '세상을 치유하는 제생의세하는 사람'이 되게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별성과 주착심을 놓고, 상대를 바라보니 '원망생활이 감사생활로 저절로 되어지더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해교당 이귀인 교무는 "감사잘함운동은 늘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챙김이다"며 "이번에 응모한 김 교도는 입교한 지 2년 4개월밖에 안됐지만 감사잘함 유무념공부로 부부관계와 자녀교육에도 신앙의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또다른 사례인 여의도교당 김장원 교도는 '역경을 감사로 돌리자'에서 "회사를 퇴직하고 사업을 하다가 역량 부족으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퇴직금과 친척들에게 빌린 30억 원으로 석재사업을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감사잘함 공부를 통해 수많은 감사와 은혜에 어떻게 해야 가장 원만하고 구족하게 보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하다. 매일 주변의 감사한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보은할 생각만 하는 내 자신 또한 감사하다"는 글을 보내왔다.

현장교화는 영원한 화두다. 교화대불공은 100년 성업봉찬의 핵심지표인 동시에 교단의 실질적 성장동력이다. 이에 교화현장을 중심으로 한 창의적 교화사례를 기획하고 점검해보고자 한다. 1주 신입교도 훈련을 정착하고 있는 교당, 2주 교화단 중심 교화 사례, 3주 대사회 교화를 시도하고 있는 교당, 4주 다양한 교화사례와 감사잘함 운동을 살펴봤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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