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생수

▲ 김대룡 교도/금정교당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선포하며 교문을 열었다. 이제 교단은 원기100년을 넘어 원불교 2세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교법은 좋은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해 왔다. 그러면서도 교단이 사회 인지도를 높일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지금 교단이 당면한 가장 큰 고민은 교화다. 원기100년 성업에 맞춰 교정원을 서울로 이전하여 변화를 모색하려 하는 것도 그 이유다.

이때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 무엇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 교단은 그동안 교당 위치나 구조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화나 행정을 펼쳐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교당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유지비가 필요한데 그것을 일반 교도가 부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대다수의 교도가 60세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연 원불교 2세기에 교당은 존립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 각 교당은 청소년교화, 3040세대 교화가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이에 동조하는 교도가 절대 다수다. 그러면 다음 100년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결국 청소년교화의 경쟁력을 살려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 청소년 특히 중·고교 학생들은 입시에 매달려 교당에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청년이나 대학생들은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으니, 아무리 원불교를 신앙하는 가정이라 하더라도 자녀들을 교당으로 이끌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 하여 청소년교화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각 교당 구조를 보면 청소년들이 독립적으로 그들만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이에 대한 깊은 반성과 더불어 교단의 모든 행정과 교당 환경을 혁신하여 정신개벽을 이뤄가야 한다. 지금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젊은이들과 함께할 때다.

지난해부터 서울을 비롯한 각 교구에서 교당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바 있다.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제 교당도 골목교화에서 벗어나, 도로변으로 진출해야 한다. 길 가는 사람들에게 원불교가 여기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교당을 설계하는 교당들은 반드시 청소년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교당 재정으로 감당이 안 될 때는 교구법인에서 재정 지원을 해서 맞춤형 교당이 건설돼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북카페, 작은 도서관, 독서실 등을 갖추고 청소년들이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자. 특히 교육관을 갖춰 누구라도 와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자. 지역민과 청소년이 만날 수 있는 공간 확보, 청소년 장학금도 마련하면 좋겠다. 물론 모든 교당에서 다 갖추기는 어렵다. 교구 내 몇몇 교당을 특화시켜 청소년 전용교당, 교육관이 갖춰진 교당으로 바꾸면 어떨지 고민해 봐야 한다.

각 교당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교당이 되자고 외치는 곳이 많다. 과연 주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교화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주변 교당들과 연계하여 방과 후 프로그램에 원불교를 알리는 방법도 있고,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지역 유지 및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도 없다. 단지 교무들의 시간투자가 문제다. 이 문제도 교도들의 합력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는 학생, 청소년, 부모들을 각각의 교화 대상으로 인식하지 말고, 한 가정 전부를 교화대상으로 생각하고 이에 맞는 교화방침을 개발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청소년교화가 필요한 가정은 청소년교화에 특화된 교당에 적을 두고 모든 가족이 그 교당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생각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없고 원로교도만 자리하고 있는 교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음 100년은 청소년을 위한 작은 사례들이 곳곳에서 개발되어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변화하는 교당들이 하나둘 늘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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