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명 중 1명 종교계 신뢰
약자 살피고 위로하는 존재
빈부격차 해소 사회 당면 과제

2015 인구주택총조사가 15일 보름의 일정을 마쳤다. 특히 이번 인구주택총조사는 인터넷 조사 참여율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48.5%를 기록, 조사와 결과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인구의 증가와 사회 현상의 복잡다단성이 증가함에 따라, 인구주택총조사와 같은 설문, 통계에 대한 중요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략 수립, 비전 실행에 앞서 설문과 통계를 활용하는 빈도도 늘고 있다. 모든 결과가 진실은 아닐지라도, 특정 현상이나 단체, 의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론을 보다 사실에 가깝게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다양한 종교 여론 조사 결과에 교단이 주목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발표된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 종교계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로, 더욱 적극적인 행보와 복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낮은 신뢰도라도 국회나 정부보다는 높으며, 사회에서의 종교 영향력은 증가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기96년부터 매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10월29일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여론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 국민 10명 중 1명(11.8%)만이 신뢰한다고 답변했으며, 이는 작년(25.0%)보다 대폭 하락한 수치다. 종교계에 신뢰도가 낮다(58.1%)고 밝힌 비율은 대기업(55.1%), 금융기관(42.0%), 의료계(37.7%)보다는 높은 수치로, 우리 국민들이 사찰이나 교당, 교회, 성당보다는 기업이나 은행을 더 믿는다는 의미다.

종단별 신뢰도 결과로는 천주교(39.8%), 불교(32.8%), 개신교(10.2%) 순서이나, '개신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체의 62.5%로 이웃종단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 역시 신부(51.3%), 스님(38.7%), 목사(17%) 순으로 종단 신뢰도와 순서가 같다.

개신교의 평가 하락은 꾸준한 추세로, 최근 발표된 한국대학생선교회의 전국 대학생신입생 조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비종교인 대학생들은 개신교의 전도에 대해 관심없다(40.5%)와 전도에 대한 거부(28.8%) 의사를 표현했으며, 거부감의 이유로 전도방법이 싫다(35.58%)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개신교 교파들은 기존의 전도방법을 수정하고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려는 데 노력하고 있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는 개신교가 우세다. 불교사회연구소 조사 결과, 전체적으로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했다(40.4%)는 답변이 감소했다(19.4%)는 응답수보다 많은 가운데, 영향력면에서 개신교에의 응답률(42.3%)이 천주교(36.%), 불교(26.7%)보다 높았다. 신뢰도는 낮지만 사회에서의 영향력은 높은 이중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종단에 대한 항목별 평가에서는 우리 사회가 종교계에 기대하고 희망하는 면이 드러난다. '약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위로한다'는 항목이 가장 높은 긍정적 평가를 받은 가운데, 한국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빈부격차의 해소(42.8%)를 꼽은 것이다.

종교인들의 사회참여에 대한 의식은, 불교에서의 조사 결과로 유추할 수 있다. 불자들만이 아닌, 인구센서스를 기반한 만 19세 이상 1200명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국민들은 스님의 사회참여에 대해 찬성 27.8%, 반대 24.7%로 답했으며, 이는 지난해 조사(찬성 17.8%, 반대 39%)에 비해 찬성 답변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동일 항목 조사에서는 찬성 38.1%로 반대 18.7%를 2배 이상 앞지렀다.

이는 종교를 떠나 일반 국민들이 바라보는 종교인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이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같은 종교의 교도, 신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믿고 따르는 종교인들의 사회참여를 적극 환영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과에서, 우리 사회 종교에 대한 신뢰도는 낮지만 사회참여 면에서는 종교인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종교는 약자를 보살피고 위로하고 있지만, 성직자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재정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원불교 100년, 교단에서도 이와 같이 다양한 소리를 귀에 담는 조사가 진행돼야 하며, 기존의 데이터들을 분석해 구체적이고 세밀한 교화 전략과 비전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