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전공과정·일반전공과정 선택해야

우리나라 교육체계는 전통적으로 전문전공과정을 중시하며 특수전공과정을 복합해 왔다. 그러나 20여년 전부터 교육부가 창의성 계발 교육과 융합 전공을 지향해 전공주제의 졸업 이수학점을 40학점 정도로 낮추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국내 대학들은 현대산업 사회의 요구를 부응하기 위해 이중전공과정을 개설해 전문전공(심화전공)과정과 병존하게 하며 특수전공교육과정을 부가하는 교육체계를 10여 년 전부터 구성해 왔다.

전문전공과정(심화전공과정)은 현대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가는 공과대학이나 경영대학 등이 사회나 기업이 원하는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해서 전공주제와 전공기초를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사회 구성원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일정 부분 교육하는 과정이다. 특수전공과정은 의과대학과 같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대학이 전문전공과정보다 더 전공주제의 비중을 높여서 교육과정을 구성한 것이다. 이에 반해 일반전공과정은 창의성 발현 교육을 중시해 전공주제 과목의 이수 요건을 줄이고 다양한 학문을 병행 이수하게 하며, 학문 간의 융합을 장려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와 영산선학대학교의 교육체계 비교분석은 지난해 5월 제208회 임시수위단회 및 수위단회 연찬에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최희공 원무가 연구 발표한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영산선학대학교 교육현황보고서 평가, 자체 진단 및 발전방향을 중심으로'는 그동안 꺼려왔던 교과과정을 분석했다는 데 이목을 끌었다.

발표에 따르면 원광대 원불교학과는 전공과목을 원불교학과 교과목을 위주로 유교, 불교, 도교 등 동양종교사상과 서양철학에 대한 기초적 이해, 기타 교양 교과목 위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졸업학점 130학점 가운데 전공과목 69학점을 이수해야 된다. 원불교학과는 전공과제(원불교학과) 과목 45.5학점 인접학문(전공기초) 23.5학점, 기본소양 61학점을 운용하고 있어서 전문전공과정(심화전공과정), 특수전공과정이 아닌 일반전공과정을 밟고 있다.

최 원무는 "예비교무 교육에 대한 규칙의 교육 목적이 지향하는 전무출신 양성교육을 위해서 전문전공교육과정 혹은 특수전문전공과정의 교육체계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전공주제의 이수학점을 70학점 이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산선학대는 전공주제 이외의 과목 49학점을 전공기초과목과 교양과목의 개설 학점수 39:27의 비율로 나누면 졸업을 위해서 이수해야 할 전공기초 학점수는 31학점이고, 교양과목 학점수는 18학점이다. 그러므로 전공 관련 이수 총학점수는 전공주제 91학점+전공기초 31학점을 합해 122학점이 된다. 영산선학대는 전형적인 특수전공교육과정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최 원무는 발표했다. 더불어 이는 전무출신 양성 교육과정으로 바람직한 교육체계를 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원불교학과의 비교분석에서 드러난 것은 목표가 다르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원광대 원불교학과는 교무의 품성함양, 교리의 기본적 이해, 제종교 사상의 이해, 교법의 현대적 응용능력 배양, 교화능력과 기능 배양을 추구한 반면에 영산선학대는 출가서원 확립, 종교적 품성 함양, 교화역량 배양, 봉공자세 확립, 창조적 지성 확립, 공동체적 삶 구현, 선 지도 능력 배양이다. 예비전무출신 교육에 관한 규칙 5조에 따르면 여섯 가지로 목표를 설정해 놓았다. 출가서원 확립, 종교적 품성도야, 교화역량 배양, 봉고자세 확립, 창조적 지성 확립, 공동체적 삶 구현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