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활동의 보람

▲ 한양범 원무 / 서광주교당
대종사가 대각을 이루고 "만유가 한 체성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없는 도와 인과보응 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라고 밝힌 뜻이 〈대종경〉 서품 1장에 나온다. 여기에 '한 두렷한 기틀'은 흐름, 변화, 묘유, 인연 등의 시간과 함께한다.

시간은 모든 것을 존재케 하는 에너지이다. 시간의 토대 위에 영생이 존재하고 대종사도 구원겁래의 서원을 세우고 이 땅에 와서 인류구원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만약 변화가 없다면 모든 사물의 존재가치도 없고 서원도 희망도 없을 것이다. 우주만유의 생로병사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우리는 변화 속에서 서원을 세우고 그 행을 이뤄간다. 그래서 대종사는 일원상 서원문에 유상과 무상의 필연적인 관계를 밝혀주고 있다.

시간은 묘유이자 인과이며, 시간 즉 사은이요, 사은 즉 인과이며 인연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시간의 망망대해를 여행하는 시간의 여행자라 할 수 있다. 양계와 음계 모두 인과(시간)의 인연으로 이뤄져 있다. 묘유는 인과이다. 묘하게 있어지는 그것은 원자의 구성인 미립자, 다양한 쿼크의 미묘한 움직임으로 인한 원소와 분자의 생성으로 이뤄지므로 우주만유다. 우리는 영원한 시간 여행자. 우리는 좋든 싫든 영겁의 시간과 함께해야 하는 시간여행으로 인과를 만들어간다.

그러면 문명세계는 지구에만 있을까? 단연코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어느 별에서 만났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지구촌이 아니라 태양촌, 우주촌이라 불리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된다. 우주적인 사고방식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어느 별에 가든지 아무리 문명이 발달했을지라도 일원의 진리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삼대력을 길러서 어느 곳에 있든지 자유자재하는 대 자유인이 돼야 한다.

로켓이 지구 궤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의 중력장(자기장) 때문에 영원히 이 감옥을 벗어날 수 없다. 살아도 이곳, 죽어도 이곳인데 다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내 영혼이 승화되는 수밖에 없다. 삼독 오욕을 버리고 만세멸도 상독로 한다면 능히 이승과 저승을 자유자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대 자유인! 우리 모두 일원회상 영겁주인 일원대도 영겁 법자 천불만성발아 억조창생개복 무등등한 대각도인 무상행의 대 봉공인이 되어보자. 거거거 중지 행행행 이각(去去去 中知 行行行 理覺). 가고 가고 또 가보는 가운데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는 가운데 깨치게 된다는 말처럼 부지런히 대정진 대적공해야 한다.

수행은 고난이다. 대산종사는 오백골절이 다 녹아야 한다고 했다. 죄는 결코 남이 대신 갚아주지 않는다. 본인이 다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이 인과다.

인연은 시간과 함께 만나진다. 내가 영생토록 만나야 하는 인연이라면 그 대상에 맞는 불공을 해야 한다. 이 세상은 우연한 만남은 없다. 자신 성장에 특별한 뜻이 숨겨져 있음을 알아, 자신의 책임을 잊지 않고 만나는 인연마다 불공을 잘 하면 선연으로 맺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고 원망하고 남 탓만 하게 되면 악연이 된다.

나와 만나는 인연들은 모두 내 수준의 인연이다. 어린아이가 부모를 찾듯 좋은 인연만 찾지 말고 지금 만나는 모든 인연을 좋게 맺어가는 것이 영원히 상생하는 길이다. 모두 다 내 책임이고 내 탓이다. 나는 아침 심고와 기도를 하며 삼세의 인연이 나로 인해 고통 받거나 좌절하고 낙망하지 않기를 소원하며 설사 그러한 경우가 있다면 깊이 참회의 기도를 올린다. 상극의 인연을 상생의 인연으로 성불제중의 인연으로 화하게 하고, 부처님의 지혜를, 혜안을, 자비심을, 부처님의 지행을 갖출 수 있기를 염원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