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제3대(원기73~108년) 발전계획을 설계할 때 전무출신 인재양성 분야를 인재개발, 인재육성, 인재관리 3가지 방향으로 잡았다. 인재양성을 위해 전 교역자가 후진발굴에 동참할 수 있도록 신앙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해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30년 전, 교단 제3대 발전계획을 설계할 때의 절박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비전무출신 지원자 감소는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해졌고, 넓어졌다. 지원자 숫자 감소는 물론 학령인구 감소로 청소년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당시 후진발굴과 양성을 단순히 교육부서 중심이 아닌 전 교역자의 신앙운동 차원으로 전개하자는 주장은 지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원불교학과 신입생은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할 뿐더러, 편입생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현실적 상황을 직시하고 무엇인가 바꾸려는 노력이나 행동이 싹터야 한다. 하지만 교정원 교육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후손 없는 교단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교역자 개인별 1인 출가자 발굴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난제 속에서 원창학원(원광고·원광여고·원정예고·원광중·원광여중)의 신성회 봉고식은 가뭄에 콩 나듯 희망을 던져줬다. 지원자 감소의 흐름을 바꿔보겠다는 당찬 포부가 반가울 뿐이다. 11월27일 진행된 신성회 봉고식에 참석한 120명의 학생 교도들은 한결같이 원불교의 물이 든 학생들이다. 학교에서는 보은회(원불교동아리) 활동을, 지역에서는 교당을 다니면서 신앙심을 키워왔다. 원창학원은 지난 10월,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합동입교식을 진행하는 등 청소년교화의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앞으로 원창학원은 이들을 위한 교화훈련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전개할 예정이다. 김일상 원창학원 이사장은 올해 중앙교의회 자유발언 시간을 통해 '청소년교화와 전무출신 인재발굴에 교단적인 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봉고식의 의미는 인성교육과 청소년교화의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원창학원은 신성회 프로그램을 통해 인성교육과 청소년교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인재양성은 단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긴 호흡과 공력이 있어야 만들어지고, 형성되는 것이다. 원창학원의 작고 큰 몸부림은 교정원과 교육기관, 교구, 교당 등이 연대할 때 교단의 큰 물줄기를 조금씩 바꿀 수 있다. 또래 신성회원들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도반이 있어 외롭지 않고, 훈증을 받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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