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 김준영 교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가시나무'라는 노래 가삿말입니다.

정말 우리는 우리 안의 무수한 바람과 우리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얼마나 외롭고 괴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죠. 때로는 그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타인이나 상황에 화를 내고 우울해하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죠. 조금만 우리들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그 마음 사용법을 알게 되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중의 한 가지 길이 바로 '정신수양'이죠.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마음 가운데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인 '정신'을 닦고 기르는 겁니다. '마음이 헝클어지지 않고 분명하고 고요해서 나누고 구별하여 좋다 싫다 판단하고, 좋은 것을 취하고 싫은 것을 피하려 강하게 집착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인 '정신'을 닦고 기른다는 거죠.

마음이 맑고 고요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이나 사물, 상황들의 있는 그대로의 실상이 제대로 보이고,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제대로 보게 되면 세상 모든 것들은 장단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 특별히 취하거나 피하려는 집착이 자연히 줄어들고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분별하고 집착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실상을 환하게 비추어 알게 되면, 급하거나 불안하거나 괴로울 것이 없는 자유의 심경에 다가갈 수 있게 되죠. 고요하고 넉넉하며, 안정되고 편안하여 끌리거나 집착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그런 마음으로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게 되면 무슨 일이든지 정확하게 보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쉽게 끌리거나 흔들리지 않게 되죠. 이러한 마음의 힘을 자주력이라고 합니다. 부귀영화나 재색명리 등이 아무리 유혹해도 흔들리거나 끌리지 않는 마음의 힘 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그 정신을 닦고 기르는 수양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은 이 '정신'이 어떤 상태인지에 관해 감을 잡고 그 정신을 닦고 기른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수양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 마음을 크게 열어 키우는 것, 때때로 마음을 멈추어 끌려가지 않도록 꽉 잡아주는 것, 마음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갈등하기 전에 곧바로 한 마음만 내는 것,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 그 일에 집중하는 것, 생각을 비우고 내려놓는 것, 안분하는 것, 마음을 맑히는 것, 급한 마음을 내려놓는 것, 서두르지 않는 것 등이 모두 수양의 방법이 되죠.

안으로 분별성과 주착심을 없이하며 밖으로 산란하게 하는 경계에 끌리지 아니하여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을 양성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이 수양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좌선이나 명상, 기도, 염불, 독경 또는 송경 등을 중심으로 일이 있을 때에는 매사를 일심으로, 사람이나 사물에 애착 탐착을 두지말고 담담한 맛을 길들이며, 정신을 시끄럽게 하거나 빼앗아 갈 일을 멀리해 경계 자체를 피해보기도 하는 거죠.

정신수양에는 감을 잡는 일이 중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할 때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그 마음'이 드러나고 길러지는지 앞에 제시한 방법을 시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밴쿠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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