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주 4일씩 손자 손녀와 함께하면서 몸은 힘들어도 성장해가는 모습보는 재미가 너무 좋다.



손자 강섭이가 좋아하는 것은 스마트폰 가지고 놀기, 목욕·물놀이 하기, 낙서하기, 말 따라 하기 등이다. 제일 싫어하는 것은 동생 서현이를 안아주는 것이며, 고쳐야 할 행동은 손톱뜯기, 밥 오래 먹고, 음식을 입에 오래 넣고 있기 등이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법으로 좋은 길로 이끌어줄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대화를 하다 보면 "아니야", "안된다"를 연발하게 된다. 아이들 정서와 두뇌발달에 좋지 않다는 스마트폰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지인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안 보이는 데서 받기도 하지만, 귀 밝은 손자가 먼저 알아차리고 "전화왔네" 하면서 "할머니 받아봐"한다.



상황이 이런지라 다 양성화시키기로 했다. "스마트폰은 장난감 아니지? 전자파가 많아서 머리 아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랑 통화할 때나 사진 찍을 때만 쓰는 거지?"를 수없이 설명하고 이해시키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덜하도록 설명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손자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스마트폰의 제법 많은 기능을 순서대로 열고 들여다본다. 게다가 무엇이든 자기가 하려고 하는 특성 때문에 곧잘 뛰어다니고 말도 단어 수준을 넘어 문장을 사용해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신발도 혼자 신고, 양치질도 혼자 하며, 일요일이면 교당가겠다고도 먼저 나선다.



이러한 성장은 아기 때부터 뒤집기에서 앉기, 서기, 걸음마로부터 연습해온 것이다. 그동안 수천 번 넘어지고 깨지고 울면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한 결과인 것이다. 천지의 지극한 정성의 도를 체받아서 이 정도쯤이 아닐지 가늠해 본다.



요즘 나의 유무념 공부는 '상대와 소통하며 긍정의 대화를 하자'다. 고집 세고 투정부리며 무엇이든 자기가 하려 하는 우리 손자가 나의 유무념공부에 있어 최고의 파트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안돼"가 입에서 나오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돌려 "강섭아, 핸드폰은 세 번만 보고 올려놓자", 안 먹으려고 하는 반찬은 "요만큼 먹어야 빨리 커서 한라산도 가고 운전도 할 수 있지요", 안 자려고 할 때는 "지금 잠을 자야 빨리 크고 내일 또 할머니랑 놀 수 있지요"라며 설명하고 또 이해시키면서 하루해가 저물어간다.



손자 손녀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수없이 공부길을 점검하게 되어 감사하다. 매분 매초가 유무념 공부거리인 행복한 시간, 내 마음 작용을 잘 살펴 더욱 이 공부의 참 맛과 은혜를 느끼도록 살아가고 싶다.



<여의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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