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잘 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여름에 휴학을 하고 공부를 핑계로 교당에 나가지 않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때 마음이 많이 죽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때에 교무님이 "원학습코칭 멘토링 프로그램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멘토로 3개월간 참여하게 됐다.

그때 다른 멘토들과 멘토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아이들에게 멘토들이 직접 해보고 알려주자고 하여 매일 그날의 경계와 감사를 공유하게 됐다. 그렇게 매일 경계와 감사한 것을 찾고 공유하다 보니 다시 조금씩 마음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니 '그동안 내 마음이 죽어있었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변화가 더 크게 와 닿았다. 그래서 그 당시의 깨우침을 유지하고자 멘토링이 끝나고도 계속 개인적으로 유무념으로 삼아 해오게 됐다.

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마음이 일어날 때 올바른 선택을 해서 취사할 수 있는 것은 정기일기의 심신작용처리건 일기에도 해당이 되는 것 같다.

심신작용처리건은 일을 당했을 때 시비이해를 나누어 일기를 쓰는 것인데, 이렇게 연습을 하면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보다 나은 선택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일을 경험해 일기를 쓰게 됐을 때 그 당시에는 빠르게 시비이해를 분석해서 올바른 선택으로 취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일기를 쓰면서 '무엇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이렇게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다음에 똑같은 경계를 당했을 때에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일을 시비이해로 나누어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어떤 일을 해보지 않아도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늘 마음이 깨어있어야 하는 것을 알았다.

교리공부를 하면서도 알 수 있었지만 정리를 하다 보니 다시 한 번 대종사께서는 우리 공부를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해놓으신 것을 알 수 있었다. 매일의 경계와 감사를 찾는 것을 유무념 조목으로 삼아 공부한다면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살아있는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다. 매일 짧은 일기로 하루를 돌아보며 경계와 감사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래서 나에게는 유무념 공부가 더 이상 어렵지 않고, 오히려 가볍고 쉽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공부가 됐다.

<강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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