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연합운동은 인류 평화위해 꼭 필요한 것'

▲ 김성곤 국회의원은 종교연합(UR) 본부를 한국에 건립하는 것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도(道)의 정치'를 실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국회의원(64·법명 관도). 여수시갑 국회의원으로 '하늘에, 사람에,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으로 살아온 그는 지난해 11월 지역구 불출마선언으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 야권이 갈등과 분열로 치닫고 있을 때 그는 과감히 지역구 불출마로 정치권에 상생과 화합, 헌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단에서 제12·13대 원불교청운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과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앙중도훈련원에서 열린 새삶회 마음공부 정기훈련에 참가했던 그를 만나 정치와 교단 발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호남 지역구는 특혜가 많은 곳이다. 15·17·18·19대 여수시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있고, 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했다. "현자는 보름달보다 하현달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듯이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4선)으로서 그동안 당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 이제는 당을 위한 활동과 국가 전체를 위한 일들을 하고 싶다. 수도권 출마나 당 비례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정치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주어져 일단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다. 현재 야권분열로 당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다.

- 여수시 4선 의원으로서 지역발전은

내가 국회에 입성하기 전에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이 3려 지역통합 작업을 3번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지역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통합작업이 무산된 것이다. 나는 3개의 행정구역이 통합돼야 여수가 발전할 수 있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규모의 경제, 인구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통합된 여수시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해양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하지만 3려 통합으로 행정구역이 조정되자 2명이었던 국회의원 의석이 한 자리로 줄었다. 나를 지지한 유권자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당시 김충조 국회의원에게 미련 없이 자리를 양보하고 불출마선언을 했다.

내가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로 여수시는 발전을 30년 앞당겼다. 철도, 항만, 고속도로 등 기간시설이 확충됐고, 도시 전체가 재정비돼 깨끗해졌다. 시내 호텔 등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여수는 천지개벽을 실감하게 됐다. 지난해 여수시를 다녀간 관광객이 1300만명이니 세계박람회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것이다. 나의 임기 중에 빅 이벤트가 펼쳐지면서 여수시 역사이래에 가장 큰 발전을 이뤄 보람차다. 세계박람회 국내 선정 작업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우리 지역을 배려해 줬다.

- 지역현안이었던 국가산업단지 공해문제도 해결했다고 들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로 인한 공해문제는 어제 오늘의 과제가 아니었다. 터를 잡고 살던 원주민들의 산업공해에 따른 민원이 수없이 접수됐지만 해결은 요원했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해 피해지역인 심일면으로 가족을 데리고 이사했다. 얼마나 산업공해가 심한지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이사해 살아본 결과 공해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원주민들의 집단 이주였다. 그렇게 집단 이주에 필요한 3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데 불철주야 노력하게 됐다. 그 결과 원주민 1000여 세대 이주를 성사시켰고,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환경정화 시설 추가 설치 등 획기적인 환경개선의 성과를 냈다.

- 정치는 어떻게 시작했나

정치 입문 동기는 당시 좌산 종법사의 권유로 시작됐다. 그가 출가를 하느냐, 출마를 하느냐 고민하고 있을 때다. 좌산종법사께서 '너는 출가하지 말고, 출가하는 심정으로 출마하라'고 부촉해 줬다. 원불교는 교법과 사회를 둘로 보지 않는다. 생활시불법 불법시생활이다. 어디에 살던지 교법대로 사는 것이 출가다. 그때부터 도(道)의 정치를 철학으로 삼았다. 당내 계파간 대립과 갈등을 중재하고, 여야 간 상생의 타협점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해 왔다.

- 정치에 입문해서도 종교연합운동에 전력해 온 것으로 안다

우선 원불교 일은 만사를 제쳐 놓고 먼저 한다. 내가 염원하는 도덕사회, 세계평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원불교 교화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원불교의 발전이 결국 인류 평화에 이르는 길이다. 인류 평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종교연합운동이다. 모든 분쟁과 갈등, 전쟁의 이면에는 반드시 종교가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연합운동이 얼마나 인류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운동인지를 자각해야 한다고 본다. 종교연합운동은 젊은 시절 종교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진리의 근원은 하나다. 종교의 목적도 같다.' 그런데 종교로 인해 전쟁이 일어난다. 무엇이 잘못됐나. 세계평화는 종교간 평화운동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 신념하에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을 맡았고, 현재도 ACRP 명예의장, 서울평화교육센터 이사장 등을 수행하고 있다.

교단적으로는 종교연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종교연합(UR) 본부를 한국(조선)에 건립하는 것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다. 어찌됐던 유알 본부 터전이라도 죽기 전에 마련할 생각이다. 종교평화운동, 한민족통일운동은 내가 해야 할 큰 과업이다.

- 교단 군종진입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도들은 내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서 다 한 줄 안다. 당시 좌산종법사께서 다 하신 일이다. 나는 헌법적으로 도움을 줬을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교를 인정하지 않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국군은 특정종교만의 독점이 너무 오랫동안 고착화돼 왔다. 원불교가 자격을 갖췄음에도 군종에 진입 못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에 불평등한 제도를 평등한 제도로 바로잡는 데 노력한 것 뿐이다.

- 원불교100년성업 대정진기도를 처음 제안했는데

그렇다. 원기91년 원불교청운회장으로 있을 때 일이다. 100주년이 10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교도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10년 기도운동'을 생각해 낸 것이다. 당시 대각개교절 전날인 27일에 총부 영모전 광장에서 청운회, 봉공회, 여성회, 청년회 4개 재가단체가 '10년 기도 대정진'을 결제했다. 기도 아이디어는 LA교당을 방문했을 때 체험했던 5000일 기도에서 얻었다. 소태산 대종사는 혈인기도로 교단을 세웠다.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가출가 교도들의 특별한 정성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것이 10년 기도운동이다. 원100년성업 대정진기도(원100성업회 출범 이후 명칭 바뀜)의 의의는 재가단체나 교도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기도운동이라는 것과 10년이라는 장기간의 기도로 신앙과 정신의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는 데 있다.

- 새삶회운동과 인성교육의 방향은

새삶회는 원불교 정신의 대국민운동이다. 새삶회 요체는 마음공부와 인성교육인데, 비교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했다. 원학습코칭을 비롯한 우수한 인성교육 프로그램들이 많다. 일반인들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의식에 대한 불편함, 신앙이 자유가 아닌 속박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종교적 색채를 최소화하며 접근해야 한다. 최근에는 '새삶새마음운동'이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활발한 인성교육이 기대된다. 최희공 원무도 얼마 전 인성교육 진흥위원으로 선정돼 국가 정책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면서 우후죽순으로 수많은 인성교육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진정한 인성교육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진리에 대한 깨달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인성교육은 사람의 성품을 키워내고 더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새삶회운동은 앞으로 인성교육의 롤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곤 국회의원은
ㆍ고려대학교 사학과
ㆍ미국 템플대학교 철학박사
ㆍ15·17·18·19대 국회의원
ㆍ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장
ㆍ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ㆍ국회 세계박람회지원특위 위원장
ㆍ국회 의원연구단체 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
ㆍ국회 통상관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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