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을 가로 막고 있는 분단체제. 분단체제의 비극은 또다시 찾아왔다. 지난 12일 우리 정부는 유감스럽게도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북한의 1월6일 4차 핵실험 강행과 2월7일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 발사에 따른 강경 대응이다.

개성공단은 어떤 곳인가. 남북한 경협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상징하는 곳이다. 개성공단은 매일 출근하는 북한 근로자 약 5만4700여 명과 남한 근로자 800여 명이 근무했다. 우리 측 기업은 총 124곳으로 이들 기업이 생산한 매출 액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5억 달러(약 60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비교해 볼 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 개성공단이었다. 이제는 북한과 모든 관계가 단절된 채 분단체제를 견고히 했다.

남북 분단이 갖는 함의는 경제뿐 아니라 모든 방면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치와 예술, 역사에서도 분단체제적 사고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분단의 역사는 긴 역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짧은 역사도 아니다. 이번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한, 동북아 나아가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그것은 옳은 방향이든지 그른 방향이든지. 아니 지금부터 그 영향 하에 있다고 봐야 한다.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인해 우리 경제는 분단체제에 따른 디스카운트는 물론 경제심리 불안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반도 주변 상황은 어떤가. 미·중·러·일의 입김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고, 우리의 주장과 방향은 힘을 잃고 있다. 민족 자주적 해결방안이나 주도적인 역할을 찾지 못한 채 또 다시 조선말의 시대적 상황과 맞닥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95조가 넘는 재정적자를 기록 중이다. 나라 살림이 재정적자를 못 면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2년 전에는 통일대박론을 들고 나왔다. 통일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찾겠다는 심산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남북한 통일이나 교류협력은 더욱 반길 일이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족의 바람은 허황된 꿈이 됐다. 교류협력은 고사하고 개성공단 폐쇄로 모든 관계를 단절시켰다.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는 조치인지, 아님 총선을 염두에 둔 포석인지, 정부 실정을 돌리기 위한 무리수인지는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 분단체제의 비극은 언제 쯤 멈출까. 남북한 통일의 봄은 언제나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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