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 지난지 오래 되고,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가 지났건만 새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듯 또 다시 추위가 몰려오고 산하대지에 하얀 눈이 내렸다. 그러나 절기 따라 무위이화(無爲而化)로 찾아드는 봄을 어찌 길게 막을 수 있겠는가. 2월이 지나고 3월이 되면, 새 봄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3월과 함께 열리는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또 하나의 절기다. 농부가 대지에 씨앗을 뿌리는 춘종(春種)의 시기이고, 교화자가 새롭게 교화를 꿈꾸는 때이다.

원기 101년을 달려가는 교단은 3월을 맞아 새로운 희망을 꿈꾸어야 한다. 5월 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갖는 교단100주년성업기념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해야 한다. 대회후 교화의 상승을 위해 재가출가가 기운을 모아야 하고 마음을 합해야 한다.

특히 교당 교당을 통해 교화 발전의 힘을 새롭게 결집해야 한다. 새로 임지를 찾은 교무는 말할 것도 없고 교당마다 교무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교화의 의지를 새롭게 불태워야 한다. 3월이기 때문이다.

3월은 일제의 압제하에 움추려살던 한민족이 공포와 좌절을 떨치고 일어나 조선의 자주 독립을 만천하에 호소한 만세운동이 시작된 달이다. 삼일운동을 기점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수많은 선열들이 구국활동에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바친 조선의 역사가 아닌가.

새 회상 원불교도 창립 당시 방언공사를 마무리하고 법인기도의 대장정을 구상하던 3월이다. 겨울 내내 강력한 음기운에 눌려 움추리던 대지의 생명이 따스한 양기운의 시생과 발흥을 통해 생장의 기지개를 펴는 3월을 맞아 일원대도의 교화도 새롭게 일어날 것이다.

순교(巡敎)를 나서자. 교화의 순교 활동을 펼치자. 교전을 들고 목탁을 챙겨서 쉬고 있는 교도의 가정을 방문하자. 비교도인 친척과 친지의 가정을 찾아 교화의 씨앗을 뿌리자. 찾아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지만 말고 우리가 먼저 교화대상자를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교화를 하자. 그래야 발전이 있다. 제 발로 찾아오는 사람만이 구원의 대상이 아니다. 모두가 구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원불교는 구주인 소태산 대종사가 창교한 정법회상이다. 구주의 대자대비한 제도의 너른 품에 일체중생이 모두 포근히 안길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화 활동을 전개하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민생 보다는 전쟁 준비에 주력해 개성공단의 폐쇄를 자초한 나머지 남북한 정세가 경색되고 그 여파로 국내 경제가 위축된다해서 의기 소침해서는 안된다. 굳굳하게 나아가야 이 나라를 지킬 수 있고 교단을 지킬 수 있다. 수많은 전몰장병과 순국선열들이 지켜온 나라이고, 창립기 선진들이 단심 혈성으로 키워온 교단이 아닌가. 의지를 굳굳하게 해서 희망으로 3월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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